1%에 의한 1%를 위한 사회구조 통렬한 비판… ‘불평등의 대가’
입력 2013-05-30 17:39
불평등의 대가/조지프 스티글리츠(열린책들·2만5000원)
2008년 금융 위기로 미국에서는 약 800만 가구가 살던 집을 떠나야 했다. 많은 사람들은 평생 모은 돈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걸 목격했다. 학자금 대출로 수만 달러를 떠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어디를 가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금융시장의 부실한 토대는 끔찍한 비극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상위 1%에 속하는 부유층은 목돈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금융 위기 회복기에 창출된 전체 이익의 93%를 가져갔다. 미국 사회 불평등 구조는 그렇게 더 심화돼 버렸다. 현재 미국 월마트 가문 상속자 6명의 재산은 미국 하위 30% 시민들의 재산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하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저자는 미국을 “1%의, 1%를 위한, 1%에 의한 나라”라고 규정한다. 책에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불평등이 어떻게 경제 성장의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지 적혀 있다.
저자가 불평등의 원흉으로 지목하는 건 정치권이다. 정치인들의 권모술수가 불평등을 만들어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갑부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조세 정책, 규제 대상이 되던 기업인이 규제 기구의 수장이 되는 ‘회전문 인사’ 등을 지적한다. 이순희 옮김.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