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유세윤 “음주운전 자수하러 왔습니다”

입력 2013-05-29 19:41

“제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는데… 자수하러 왔습니다.”

29일 오전 4시쯤 경기 일산경찰서 교통조사계에 개그맨 유세윤(33)씨가 들어섰다. 운동복 차림의 그를 알아보지 못했던 경찰관은 얼굴을 자세히 보고서야 개그맨임을 알았다고 한다. 얼굴이 붉게 상기되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유씨는 경찰관에게 “서울 강남구 신사역에서 여기까지 차를 몰고 왔다”고 말했다. 경찰서 주차장에는 유씨의 BMW 차량이 서 있었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는 0.118%로 면허 취소에 해당했다. 이 상태로 30여㎞를 운전한 유씨를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유씨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죄송한 마음에 경찰서로 오게 됐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경찰서에 찾아갈 무렵인 오전 4시 트위터에 ‘가식적이지 말자’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단속에 걸린 것은 아니었고 본인이 음주운전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경찰서로 찾아왔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얼굴을 보니 취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덧붙였다. 유씨가 자수했더라도 조사 단계에서 감면해줄 규정은 없어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향후 검찰에서 자수가 감안돼 벌금이 줄어들 수는 있다.

유씨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SBS ‘맨발의 친구들’, tvN ‘SNL 코리아’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돌출적인 ‘음주운전 자수’를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은퇴선언 해프닝을 벌였던 터라 인터넷에선 방송활동을 쉬려고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일부 네티즌은 ‘코미디가 아닐까’ ‘역시 뼈그맨(뼛속까지 개그맨)’ 등의 글을 올렸다. 유씨 소속사 코엔스타즈 측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할지 당황스럽다”고 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