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완벽한 제구로 괴물 본색… 19타자 연속 아웃 LAA 3루도 못밟아

입력 2013-05-29 18:43

류현진(26·LA다저스)은 자신이 왜 ‘코리안 몬스터’인지 미국 전국 방송을 통해 입증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LA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사4구 무실점으로 데뷔 최고 피칭을 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11경기 만에 완봉승(3대 0)으로 시즌 6승(2패)을 따낸 것이다.

이날은 그야말로 류현진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2회 하위 켄드릭, 8회 크리스 아이아테타에게 내준 안타를 제외하고는 모든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두 차례 2루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홈으로 살아 온 주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8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졌지만 류현진의 어깨는 갈수록 강해지기만 했다.

19타자 연속 범타라는 괴물 투구로 빅리그 첫 완봉승을 수확한 원동력은 살아난 직구 위력에 있다. 류현진은 초반부터 오른손 타자 바깥쪽에 꽉 찬 힘있는 속구로 타자와의 볼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최고 시속 153㎞까지 나온 그의 직구는 9회까지도 비슷한 속도를 유지했다.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2루 땅볼로 잡아 완봉승을 장식할 때 던진 마지막 공이 151㎞를 찍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구속도 좋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정확하게 찌르는 제구가 일품이었다.

풀 카운트 접전도 세 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로 투구수를 확 줄이면서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의 기틀을 마련했다. 4회까지 57개를 던진 류현진은 5회 11개, 6회 8개, 7회 7개만 던지고 이닝을 마쳤다.

심하면 한 이닝에 20개를 넘게 던지기도 한 그는 5회부터 7회까지 3이닝 동안 26개의 공만 뿌려 완봉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3할의 타율과 두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최근 팀의 8연승을 이끈 마이크 트라우트, 마크 트럼보 두 타자를 각각 4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로 요리했다. 류현진은 이날 던진 113개의 공 중 72%인 81개를 좌·우 타자 바깥쪽에 꽂았고 덕분에 전체 아웃카운트 27개 중 21개를 잡아냈다. 땅볼 타구를 유도하는 비율도 직전 경기당 46%에서 이날 64%로 늘어난 것도 주목을 받았다.

이날 경기를 미국 전역에 중계한 ESPN은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이 시즌 최고인 147㎞를 기록했고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오프 스피드 구종인 체인지업 구속은 시즌 최저인 123㎞를 나타냈다”면서 “두 구종의 구속 차가 24㎞나 났다고 놀랍다”고 격찬했다. 돈 매팅리 감독도 “오늘은 류현진의 날이다. 류현진은 꾸준하고 관리를 잘하는 믿을만한 선수”라며 강한 신뢰감을 보였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