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기업저축이 실물경제로 연결안돼”
입력 2013-05-29 18:41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기업저축이 실물경제로 이어지지 않는 부분을 꼬집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면서도 설비투자 등에 인색해 정부와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정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현상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총재는 29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주요 기관 및 학계 인사들과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기업저축이 굉장히 많아졌는데 이를 어떻게 실물로 연결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금이 중소기업에 잘 전달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의 발언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는데도 시중에 자금이 잘 돌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에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으로 큰 이득을 보는 기업들이 시중에 돈을 풀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예금은행의 지난 3월 예금회전율은 3.7회에 그쳤다. 예금회전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4회를 웃돌았지만 지난 2월 3.7회로 떨어진 이후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예금회전율은 예금을 인출하는 횟수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자금 유통속도가 느림을 의미한다. 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2월 29.1회, 3월에는 29.0회에 머물렀다. 이는 2008년 2월(27.1회) 이후 5년1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 회복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됐다. 한은은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고 밝혔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