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대사에 듣는다] ③ 권영세 주중 대사

입력 2013-05-29 18:22


“朴대통령·시진핑 정상회담 한·중관계 새 톤 세팅 계기”

권영세 신임 주중 대사는 6월 하순 중국에서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의 새로운 리더십이 탄생한 시기이고 양국이 수교 20년을 넘긴 만큼 정상회담은 새로운 한·중 관계의 톤(tone)을 세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4일 부임하는 권 대사는 29일 외교부 청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정상회담은 양국 사이의 외교안보, 경제, 문화 등 모든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중 대사 역할에 대해선 “대통령이 강조하시는 한반도 평화안정, 통일기반 구축에 중국의 비중이 큰 만큼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과의 인문 유대는 정치외교, 경제 교류의 촉매제 의미가 있어 인문 교류에도 중점을 두고 일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 대사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국 역할론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포함해 모든 북한 관련 문제를 푸는 데 중국의 역할이 미국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는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이 동의했고, 이행된 조치로 볼 때 중국 목소리는 단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입장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주중 대사로서 중국 입장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대사는 정치인 출신으로 주요국 대사로 임명된 데 대해선 “폴리티컬 어포인티(political appointee·정치인 지명자)는 외교 외에 모든 분야를 조정하는 데 강점을 가질 수 있다”며 “자유로운 사고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사 내정 사실을 연락받았을 때는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었지만 정당도 탈당했고 정치를 잠시 잊어버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권 대사는 중국 내 탈북자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갔을 때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설명하고 인도주의 측면에서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중국 당국에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중국어 실력에 대해선 “열심히 배우고 있다. 대통령이 훨씬 잘하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의 권 대사는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대선 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나 새 정부 첫 주중 대사로 발탁됐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