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돌아온 외국인… 두달 만에 2000선 돌파

입력 2013-05-29 18:23


미국·유럽 등 글로벌 훈풍에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돌아온 외국인’에 힘입어 2000선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대체로 코스피지수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실적이 아닌 유동성의 힘을 받은 상승세임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4.98포인트(0.75%) 상승한 2001.20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29일(2004.89)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 유럽의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으로 뉴욕 증시가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을 받아 상승 출발했다. 장중 1% 넘게 오르는 등 폐장 때까지 오름세를 유지했다.

지수를 견인한 일등공신은 외국인이다. 하루 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61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900억원, 350억원가량의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고르게 상승했다. 건설(2.05%)이 가장 많이 올랐고 의료정밀(1.91%), 증권(1.85%)의 오름폭도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상승세가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1.89% 상승 마감해 150만원을 돌파했다.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돼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한가로 치솟았다. 반면 한국전력은 원전 가동 중단과 전력난 우려에 5.06%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계속돼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깨고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희망적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후 출회된 뱅가드 물량은 9조원 이상인데 반해 실제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매도는 6조원대”라며 “뱅가드를 제외하면 오히려 그동안 순매수를 기록했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강 팀장은 “연말 코스피지수의 목표치로 2500포인트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할 것은 아니라는 냉정한 시각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실적이 아닌 돈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조심할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의 증시는 선진국 증시가 흔들리면 우리 증시도 타격을 고스란히 받는 구조”이라며 “미국 증시가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오래 고평가돼 있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