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디지털 고릴라 7월에 만나요”… 영화 ‘미스터 고’ 프레스 쇼케이스

입력 2013-05-29 17:25

“한국 배우 가운데 문근영 언니를 좋아해요. 드라마 ‘가을동화’와 ‘바람의 화원’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중국의 인기 소녀 배우 쉬자오(徐嬌·16)가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김용화 감독의 영화 ‘미스터 고’ 프레스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쉬자오는 “김 감독의 전작인 ‘미녀는 괴로워’를 흥미롭게 봤으며, ‘미스터 고’가 김 감독 작품이라는 점이 중요한 출연 동기가 됐다”며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스터 고’는 ‘국가대표’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이 2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 국내 최초 전체 3D 촬영과 컴퓨터그래픽(CG)·시각효과(VFX)로 가상 고릴라 캐릭터를 제작한 대작이다. 한국에서 7월 17일 개봉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는 중국 소녀 웨이웨이(쉬자오)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고릴라 링링과 함께 한국에 와 링링을 프로야구 스타로 키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중국어와 한국어 연기를 동시에 소화한 쉬자오는 김 감독의 자상한 지도 덕분에 고릴라 캐릭터와의 연기 등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연기하면서 보여줘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한국어 연기는 감정 표현이 어려웠는데, 감독님이 시범을 잘 보여줘서 따라할 수 있었어요.”

그는 옆 자리에 앉은 배우 성동일을 의식한 듯 “남자배우 중에는 성준(성동일의 아들)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성동일은 이 영화에서 웨이웨이를 설득해 한국에 오게 하고 링링을 프로야구 선수로 데뷔시키는 에이전트 역할을 맡았다.

김 감독 영화에 세 번째 출연한 성동일은 “‘미녀는 괴로워’를 할 때 첫 아이를 낳았고, ‘국가대표’ 때는 둘째를, ‘미스터 고’를 끝낸 뒤 셋째를 낳았다. 김 감독과 영화를 할 때마다 아이를 낳았는데, 집사람이 이제 다시는 김 감독과 영화를 하지 말라고 한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김 감독은 중국 시장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사장에게서 작품을 제안 받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세계화하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에 중국을 먼저 생각하게 됐지요. 중국에서 큰 규모로 개봉할 수 있게 됐어요. ‘미스터 고’가 범아시아로 진출하는 초석이 됐으면 합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