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복음의 능력을 회복하자

입력 2013-05-29 17:28 수정 2013-05-29 17:30


로마서 1장 16절

오늘날 한국교회는 성장이 정체되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교회가 ‘복음의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대한 물질주의와 세속주의 풍조 앞에 교회가 머리카락을 잘린 삼손처럼 힘을 잃고 끌려가고 있습니다. 교회는 많으나 능력이 없고, 교인은 많으나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경제문제, 부부문제, 자녀문제, 건강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복음의 능력을 회복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입니다.

제가 목회하는 강화교산교회는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이해 지난 4일 ‘강화초대 기독교선교 역사관’을 개관했습니다. 이 역사관을 통해 강화 초대교인들이 걸어온 아름다운 신앙유산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선교 초기 강화교회를 방문한 스크랜턴 선교사는 놀라운 광경을 봤습니다. 강화의 교인들이 앞 못 보는 맹인을 세워놓고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 맹인의 눈에 바르고 눈이 떠지기를 기도하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강화의 초대교인들은 자기들도 예수님이 하신 대로 따라 하면 맹인의 눈이 떠질 것으로 믿었던 것입니다. 너무 고지식한 믿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복음을 삶 속에서 그대로 실천하려고 했던 강화 초대교인들의 복음적 신앙은 지역사회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습니다.

복음적 신앙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것 말고도 많습니다. 강화 최초의 교인 이승환은 제물포에서 주막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존스 선교사를 통해 복음을 받아들인 후 술 장사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주막 운영을 그만둡니다. 복음이 들어가니 사람이 변화되고 직업이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후 고향인 강화로 돌아온 이승환은 어머니를 전도하고 존스 선교사를 초청해 어머니와 함께 선상세례를 받음으로써 강화 복음의 겨자씨가 됐습니다. 강화 복음화의 초석을 놓은 김상임 전도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학자요 서당 훈장이었던 김상임은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인 후 과감하게 결단해 가신과 신당을 불태워버리고 말씀 공부에 전념했습니다.

홍의마을의 부자 양반 종순일은 마태복음 18장에서 주인으로부터 만 달란트의 빚을 탕감 받고서는 동료가 자신에게 진 백 데나리온의 빚은 탕감해주지 않아 벌을 받은 악한 종의 이야기를 읽고 큰 깨달음을 얻어 소작인들의 빚을 다 탕감해줬습니다. 또 강화읍의 김씨 부인은 자기가 부리던 복섬이라는 계집종을 해방시켜주고 자기 수양딸로 삼았습니다.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해 사랑으로 하나 되는 평등 세상을 이루는 일은 당시 봉건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강화 주민들은 자유와 해방을 주는 기독교를 기쁨으로 받아들였고, 교회는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주역이 됐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초대교회가 복음을 전할 때 놀라운 이적이 나타났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롬 1:16)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도 복음적 신앙을 회복해 복음을 삶 속에서 그대로 실천함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박기현 목사(강화교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