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세 치 혀에 인생이 달렸다
입력 2013-05-29 17:34 수정 2013-05-29 17:48
최근 한 프로야구 선수가 거센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6일 경기가 끝난 직후 한 방송국의 여자 아나운서가 그날의 수훈선수와 인터뷰하던 도중 갑자기 물벼락을 맞았는데 그 짓궂은 장난을 친 선수에게 엄청난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몇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비록 자신은 흥에 겨워 저지른 행동이겠지만 시청자들과 물벼락을 맞은 당사자, 특히 여자 아나운서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철없는 행동이다. 둘째, 이런 행동은 자칫 감전사고를 비롯한 각종 예기치 않은 방송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셋째, 해당 선수는 이미 동일한 여자 아나운서를 대상으로 연속 2년째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마침내 이 아나운서가 소속된 방송국의 간부들은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소양·인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고, 이에 발끈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한 개인의 문제를 프로야구 선수 전체로 확대하지 말라며 강경하게 맞섰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 논란에 참여하는 유명인사들이 늘면서 이 사건은 프로야구계를 삽시간에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사실 ‘인성교육’은 어느 특정 분야 혹은 계층의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평생 받아야 하는 교육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항상 ‘인간다움’과 ‘야생짐승’ 사이에서 방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고매한 인격을 갖춘 인물이라도 자신을 돌아보기를 멈추는 순간부터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 될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토록 중요한 인성교육의 핵심은 바로 ‘말’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똑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올바르고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최근 한 현직 국어교사는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70여개의 비속어들을 모아 그 비속어의 원래 뜻을 풀이한 후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한 ‘B끕 언어’라는 책을 발간했다. 왜냐하면 국어교사로서 청소년들이 비속어를 쓰지 않고는 단 1분도 말하기 어려운 현실을 개선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7일 서울남부지법에서는 판사들의 언어훈련을 위한 법정언행 컨설팅 강연회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법원이 더 이상 판사들의 막말파문을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정 상황을 재연한 동영상을 보며 판사들은 자신들의 객관적인 실체를 직시할 수 있었고, 자신들의 잘못된 언어에 대한 대안을 고심하게 되었다.
그런데 성경은 언어훈련이 인성교육 차원을 넘어 영성교육에도 필수적임을 가르친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약 3:6) 즉, 우리의 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인성’뿐만 아니라 ‘영성’을 가늠하는 척도임을 기억하자.
<꿈의교회>
김학중 목사의 Facebook: facebook.com/dreamhak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