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男생도가 女생도 성폭행

입력 2013-05-28 22:13 수정 2013-05-29 00:37
육군사관학교에서 학교 축제 기간에 남자 생도가 여자 생도를 성폭행한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규율이 엄격하기로 알려진 육사에서 그것도 대낮에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이어서 육군이 충격에 빠졌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2일 ‘생도의 날’ 오후 서울 공릉동 육사 교내 잔디밭에서 술을 동반한 회식 자리가 벌어진 뒤 술에 취한 4학년 생도가 2학년 여생도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식에는 공학 전공 교수와 생도 등 20여명이 참석해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은 술을 이기지 못해 구토를 반복하다 여자 기숙사로 돌아갔지만, 4학년 생도가 얼마 뒤 같은 건물 내 남자 기숙사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생도 2명이 없어진 것을 뒤늦게 안 동료들이 방문을 두드리면서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심리치료를 위해 피해자를 격리 조치하고 피의자는 성 군기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육군은 성폭행 사건은 물론 육사 교정에서 술을 마신 상황이 적절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군 관계자는 28일 “육사 생도는 지도교수가 주관하는 행사에서는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음주를 할 수 있다”며 “당시 과도한 음주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육사가 생긴 이래 성폭행 사건이 처음 발생함에 따라 감찰실 요원 전원과 헌병, 인사 요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군 지휘관을 배출하는 사관학교인 만큼 학내 분위기에 기강 해이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사 정원은 한 학년에 250여명으로, 여생도가 입학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다. 현재 한 학년당 여학생이 30명 안팎으로 전체 10%를 넘는 수준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