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음악인생 재검검하는 무대 삼을 것” ‘70년대 이효리’ 문주란 세종문화회관 공연

입력 2013-05-28 19:34

요즘엔 가수 문주란(64)을 소개할 때 종종 ‘70년대 이효리’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현재 최정상급 여성 솔로 가수로 평가받는 이효리(34) 못지않게 과거 문주란의 활약상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문주란 스스로 “하루에 팬레터가 700∼800통 정도 왔다”고 말할 정도다. 1966년 ‘동숙의 노래’로 데뷔한 그는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공항의 이별’ ‘누가 이 사람을’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들어낸 과거의 슈퍼스타였다.

다음 달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콘서트 ‘문주란 끝이 없는 길’은 문주란의 음악 인생을 한자리에서 확인해보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문주란은 2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런 자리에 서니 ‘나도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됐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눈물이 나올 것 같다”는 말도 반복했다.

“가수라면 누구나 서고 싶은 무대가 세종문화회관이잖아요? 국보(國寶)와도 같은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열게 돼 정말 영광이에요. 최선을 다해 노래 할 겁니다. 그리고 공연을 통해 스스로 점수를 매겨볼 거예요.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전국 투어를 하고 싶어요. 전국 투어를 통해 ‘문주란’이란 세 글자를 사람들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고 싶어요.”

문주란은 세종문화회관과 관련된 갖가지 추억담도 소개했다. 우선 그가 처음으로 섰던 무대가 과거 세종문화회관 자리에 있던 서울시민회관이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무대에서 ‘보슬비 오는 거리’란 노래를 부른 게 계기가 돼 1966년 데뷔 음반을 발표하게 됐다. 72년 서울시민회관에 화재가 났을 땐 대기실 창문으로 뛰어내리다 척추를 다쳐 3개월간 입원하기도 했다. 문주란은 “세종문화회관은 나와 묘한 인연이 있는 공연장인 거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문주란의 이번 콘서트엔 ‘데뷔 45주년 기념 특별공연’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는 “햇수로 따지면 47주년이지만, 45주년 공연을 안 해서 45주년 공연으로 규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데뷔 45주년을 맞은) 가수 조용필(63)이 다시 전성기를 맞은 모습에서 큰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으로 (조용필 신보인) ‘헬로’가 잘 되는 걸 보면서 실제로 박수를 많이 쳤어요. 정말 노래 잘하는 가수잖아요? 그런 조용필씨 모습 보니 용기가 생기더라고요(웃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