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신 주독일대사 “한국 국제적 위상 상승… 獨도 협력파트너 인정”
입력 2013-05-28 18:51
김재신(56) 독일주재 한국대사는 28일 한·독 수교 13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관계에 대해 “독일은 이제 한국을 진정한 협력파트너로 인정하는 관계로까지 발전했다”고 밝혔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김 대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올라가는 것은 독일에서도 경이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독일은 유럽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정무 파트너이자 최대 교역국”이라며 “특히 우리의 관심 분야인 신재생에너지, 중소기업 경쟁력 분야의 선두주자로 두 나라가 지속적으로 협력한다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여지가 상당히 많다”고 평가했다.
김 대사는 국내에서 불고 있는 ‘독일 배우기’ 요체인 독일 경제의 강점에 대해 중소기업 중심의 기술력과 수출 경쟁력, 끊임없는 사회·노동개혁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와 독일은 수출중심 경제구조, 기술혁신 및 연구개발 투자를 중시하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전방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독일 특유의 강한 중견기업을 가리키는 ‘히든 챔피언’의 성공 요인과 관련해선 “기술력 외에도 전문인력 양성이 가능한 교육제도와 여러 제도적 뒷받침, 정부 지원,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우리 경제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이원적 교육제도’로 350여개 직업군별 전문인력 양성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침체기에 정부가 단축조업을 하는 기업들게 일정기간 임금 감축분을 보조하는 ‘단축근로제도(Kurzarbeit)’도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통일 독일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어떻게 볼까. 김 대사는 “독일 정부는 (통일을 위해선)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한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고 인정한다”며 “이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각별한 호감과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직후 독일 총리실로부터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대통령 당선인이 처음으로 통화한 외국 정상이 메르켈 총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두 정상은 과거에 세 차례 만났고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두 분이 만나면 통일과 사회통합, 경제협력 등 다방면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사는 지난 1월 주독 외교단 리셉션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가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고대하고 있으며,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교부 동북아국장, 청와대 외교비서관, 외교부 차관보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9월 독일대사로 부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