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불량’ 원전 2기 가동중단… 여름 전력 비상
입력 2013-05-28 18:19
신고리 1·2·3·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원자로에 테스트 결과가 위조된 ‘불량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또 드러났다. 이에 따라 원전의 안전 문제는 물론 원전 운영과 관리에 고질적인 비리 구조가 만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이 6개 원자로에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 발생 시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계통에 동작 신호를 보내는 안전등급 설비다. 사용된 케이블 분량은 원자로당 약 5㎞다. 원안위는 “문제 부품이 해외 시험기관의 검증 시험에 실패했는데도 검사를 담당한 국내 시험기관의 직원이 이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가동을 정지하고 제어케이블을 교체토록 지시했다. 계획예방정비 중인 신고리 1호기는 정비 기간을 연장하도록 했다. 현재 운영허가 심사 단계인 신월성 2호기는 허가 전까지 제어케이블을 교체토록 조치했다. 건설 단계인 신고리 3·4호기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와 안전성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서류 위조에 책임이 있는 기관과 관련자를 검찰에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일부 원전 가동 중단에 대해 “확실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투명하게 밝힐 뿐 아니라 거기에 맞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원전 가동 정지로 올 여름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수급 비상이 닥칠 수 있다. 8월에는 상황이 매우 심각할 전망이다. 8월 둘째주에는 전력이 200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환정전은 2011년 9월 15일 실시된 바 있다. 구체적 전력수급 대책은 오는 31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확정, 발표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