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곤란 학생들 울린 세종대… 복지장학금 3959명 개인 정보 학교 홈피 노출
입력 2013-05-28 18:14
세종대학교가 소득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받는 학생 3959명의 명단과 학자금 대출 상황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공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학교는 27일 학교 홈페이지에 장학금 지급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엑셀파일 형태로 학생들의 학번과 ‘대출 상환 금액’, ‘현금 지급액’을 공개했다. 대출 상환 금액은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장학금으로 갚는 금액이고, 현금 지급액은 학생들의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이다. 모두 소득수준에 따라 지급 여부와 장학금 금액이 결정되는 국가장학금 1유형과 학내 가계곤란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었다. 공개된 파일에는 학생들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지만, 명단을 복사해 다른 곳에 붙여넣기를 하면 학번에 따른 실명이 장학금 지급 내역과 함께 드러난다. 학생들의 대출 상황과 소득 수준이 그대로 노출된 셈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28일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세종대는 장학금 수혜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찾아보기(ctrl+f)’로 직접 확인하라고 안내해 놓았다. 또 학내 가계곤란 장학금은 “소득 상위 0∼2분위는 30만원, 3∼5분위는 25만원, 6∼8분위는 23만원씩 지급된다”고 명시해 놓았다.
자신의 동생이 해당 장학금을 받게 됐다는 한 네티즌(samo***)은 “지금 동생이 울고 난리가 났다”며 “동생 친구들이 먼저 명단을 확인하고 ‘너 얼마 받는다’고 말해주는 게 꼭 ‘너 소득 몇 분위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한다. 나도 속상해서 미치겠다”고 토로했다.
세종대는 문제가 불거지자 명단을 삭제하고, 학번을 써넣어야 자신의 장학금 수혜 여부를 알 수 있게 바꿨다. 학교 측은 “국민일보 쿠키뉴스의 취재 이후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즉시 수정했다”며 “지금은 학번을 기입하고 들어와야만 장학금 선정결과를 알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