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재단 기금을 카지노에 투자? 예장통합 연금 부실운용 또 도마

입력 2013-05-28 18:02


예장통합총회 연금재단(이사장 김정서 목사)의 기금 부실운용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총회 연금재단은 지난해 전·현직 임직원들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뒤 고강도 개혁 모드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재단 기금이 카지노 등 사행산업에 투자됐다는 의혹이 최근 일부 연금 가입자들로부터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저동 영락교회에서 열린 ‘총회연금 특별감사 후속대책 보고 및 정관개정 설명회’에는 나이 지긋한 목회자 300여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최근 일고 있는 소문의 진위 여부와 더불어 지난해 단행된 연금 재단의 특별감사 결과가 궁금한 연금 가입자들이었다.

‘카지노에 기금이 투자됐다’는 주장과 관련, 재단 감사결과 대책위원장인 황해국 목사는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신재생에너지 및 게임개발 투자 회사인 현대디지털테크(HDT·㈜제이비어뮤즈먼트)가 소유한 건물을 담보로 HDT에 132억원을 연이율 10%에 대출해줬다”면서 “그런데 이 회사가 본 연금재단과 계약하기 직전에 ㈜제이비어뮤즈먼트로 회사 이름을 변경하고 카지노 등의 투자에 참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즉 연금재단이 대출해준 시점의 HDT사와 카지노와는 무관하다는 것.

재단 측은 그러나 이름을 변경한 ㈜제이비어뮤즈먼트의 사업 성격에 따른 논란을 감안, 오는 31일까지 투자금 전액을 환수키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상장이 폐지된 부실보험사(그린손해보험)에 400억원을 투자한 의혹에 대해서도 재단 측은 “현재 이 회사는 공적자금 투입과 더불어 건전성을 회복해 ‘MG손해보험’으로 상호명을 바꾸고 자산규모 104조원인 새마을 금고가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부실보험사에 투자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날 연금가입자 모임을 주도해 기금운용 의혹 부분에 대해 공개질의한 연금가입자회 회장 허수 목사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재단이사장인 김정서 목사는 “연금가입자들 중 일부가 근거 없는 자료를 제시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데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허위사실을 파악해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금재단은 특별감사(특감) 보고를 통해 2차례에 걸쳐 18개 항목의 부실자산을 정리했으며, 특감 이전과 이후의 기금 수익률은 각각 4.72%, 12.26%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1989년 27억5000만원으로 시작된 통합총회 연금 재단은 이달 말 현재 가입자 1만 2800여명에 2980억여원의 자산을 보유한 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