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믿음’서 ‘예수 따름’으로 바꿔야”… NCCK ‘미래 준비 신학토론회’

입력 2013-05-28 17:46


우리 신학 패러다임이 ‘오직 믿음’에서 ‘예수 따름’의 신앙으로, 개인구원의 복음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원범 대전신학대 교수는 2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앙과 직제위원회 주최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토론회’에서 한국교회 위기 극복을 위해 이 같은 신학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교회가 세상과 타협하게 하고 신앙의 사사(私事)화를 가져온 크리스텐돔(중세 기독교 제국) 신학 패러다임을 탈피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

정 교수는 “크리스텐돔의 교회는 속죄 교리와 칭의(稱義, justification) 교리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공적인 영역에 대한 비전을 상실했다”며 “개인구원과 사회변혁을 아우르는 하나님 나라 복음의 신학 패러다임을 한국교회 갱신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루터가 말한 ‘오직 믿음’은 선행이 배제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선 ‘오직 믿음’이란 고백이 선행을 배제하는 것처럼 이해되는 왜곡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예수를 믿는 신앙을 넘어서 예수의 삶을 사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도 “종교개혁 실천강령을 잘못 이해하면 ‘오직 은총만으로’의 결과로 값싼 기복신앙에 빠지거나 ‘오직 성서만으로’를 외치면서 문자적 숭배로 타락한다”며 “이 경우 개신교회의 탈을 쓴 중세교회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진리에 대한 전 생애에 걸친 고민과 소통, 거기서 나오는 저항의 힘이 우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종교개혁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