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교, 현지에 있는 평신도를 자원으로”
입력 2013-05-28 17:26
선교한국파트너스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 포럼
우리나라는 ‘세계 2위 선교사 파송국’으로 성장했으나 급변하는 선교환경에 걸맞은 질적 성장은 이루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슬람권을 비롯해 최전방으로 파송되는 선교사뿐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선교 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선교계에선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선교 자원을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 대안으로 외국에 머무는 평신도의 선교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국내에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내가 있는 자리가 선교지다
선교한국파트너스는 지난 24일 서울 반포2동 신반포교회 비전홀에서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선 풀타임 선교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평신도들의 ‘풀뿌리 선교’ 전략과 사례가 논의됐다. 물론 이 포럼은 전임선교사 무용론이 아니라 전반적인 선교 자원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중동의 한 이슬람국가에서 1년여간 파견 근무를 한 30대 후반의 회사원 A씨 사례. 그는 현지인뿐 아니라 필리핀을 비롯한 다른 나라 근로자 등으로 이뤄진 신앙공동체를 꾸려 기도를 드렸다. 이슬람교도였다가 A씨를 통해 하나님을 영접한 현지인은 “이제 예수님을 믿고 있으니 두려운 게 없고 (개종을 이유로) 죽는 것도 무섭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후 A씨 소개로 알게 된 다른 나라의 선교사와 함께 믿음을 키울 수 있었다.
학생선교단체 출신으로 벨기에의 대학 연구원으로 있는 30대 중반의 B박사도 일터를 치열한 선교현장으로 여기고 복음을 전했다. 2년여간 벨기에에 머무르며 지도교수뿐 아니라 현지 학생과 유학생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B박사는 세르비아인 친구가 유럽의 다른 국가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자 인터넷 화상채팅을 이용해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친분을 이어갔다.
이 같은 평신도 선교 인력은 다른 종교가 뿌리를 내린 곳에서도 큰 ‘의심’을 받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 다만 무리하게 선교활동을 하다가 종교당국에 고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먼저 국내 교회나 선교단체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훈련을 받는 게 중요하다.
국내 미전도종족 선교에 헌신해야
국내 미전도종족을 대상으로 한 선교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해외선교에만 눈을 돌릴 게 아니라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역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148만6367명이다. 이중 이슬람권인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국적은 각각 3만6499명, 3만3518명이며 대부분 소승불교를 신봉하는 캄보디아 국적은 2만6482명 등이다.
한국OMF 손창남 선교사는 홍콩에서 이뤄지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사역을 참고할 만한 선교모델로 제시했다. 손 선교사에 따르면 홍콩의 한 교회는 현지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인도네시아 여성을 위한 사역을 한다. 이 교회 성도들은 육체적으로 힘들 뿐 아니라 언어와 문화 차이로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무작정 복음을 전하기보다는 영어 컴퓨터 교육 등을 하면서 자연스런 전도에 힘을 쏟는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 교회는 홍콩의 선교단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교회와도 손을 잡았다. 인도네시아의 교회는 이 사역을 돕기 위해 홍콩으로 선교사를 파송했고 고국으로 돌아온 이들에게 지속적인 선교활동을 폈다. 이 사역의 장점은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선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이처럼 눈에 띄는 선교활동을 벌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