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이여! 선교적 열정 갖고 창업하라”… ‘위대함을 선택하라’

입력 2013-05-28 18:08 수정 2013-05-28 16:12

위대함을 선택하라/백바울 지음/샘솟는기쁨

선교로서의 비즈니스(BaM·Business as Mission)는 한국 교회에서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비즈니스 미션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단체들이 도처에서 생겼다. ‘밤(BaM)’이란 용어도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선교사 비자를 갖고 들어갈 수 없는 소위 ‘창의적 접근 지역’에서 비즈니스 선교는 가장 효과적인 복음 전파의 수단이 아닐 수 없다. 아주 많지는 않지만 밤(BaM)사역의 성공 스토리들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밤’에 대한 논의가 꽤 오래 지속된 데 비해 아직도 한국교회에서 이사역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밤’과 관련해서 무언가 딱 부러지게 진전되지 않고 ‘도돌이표’식으로 원리에 대한 이야기 차원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은 해외에서 치열하게 비즈니스 선교 사역을 펼쳤던 현장 선교사의 자전적 스토리이자 ‘밤’사역에 관한 리포트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역을 펼치고자 하는 개인과 교회 등에 유익한 책이다.

저자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법인장으로 근무하다 일터에서 선교 사역의 부름을 받았다. 25년간 해외에서 산 그는 15년간은 회사를 위해, 그리고 나머지 10년은 ‘바머’(BaMer·비즈니스 선교사)로서 사역했다. 지금도 아시아 A국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회사를 운영하며 선교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현지 청소년들의 복음화와 교회 부흥을 위해 한류를 접목한 콘서트인 ‘샬롬 M’을 펼치고 있으며 30년 이상 방치되어 있던 폐교를 기독교 학교로 탈바꿈시켰다.

책은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았던 저자가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고, 이후 자신의 손에 지닌 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 모두(목회자건 소위 평신도건)는 하나님의 성도로서 자신이 거하고 있는 곳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하고, 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백 선교사는 비즈니스와 미션의 결합은 현대 교회의 과제라고 단언한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비즈니스를 통해 항상 열려 있다. 그는 비즈니스와 미션 사이의 단어인 ‘애즈(as)’에 주목했다. 이 애즈의 누락이 오늘날 기독교의 붕괴라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주의 일’과 ‘세상 일’ 간의 지독한 이분법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 크리스천들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주제다.

“이제 애즈의 재조명이 필요합니다. 이 단어가 삶과 믿음 사이에서 제 역할을 하고 의식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세상은 우리를 ‘크리스천’이라고 부르게 될 것입니다. 크리스천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은 우리 스스로가 아닌 세상 사람들이 붙여주어야 할 이름인 것이지요.”

저자는 “비즈니스 미션은 지난 시기 동안 서구 선교가 보여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서 교회성장의 한계에 도달한 한국 교회가 긴급하고 심각하게 연구, 실천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한다. 교회가 ‘밤’을 이해하고, 협력할 때 많은 젊은이들과 선교 자원자들을 동원하고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사항 가운데 하나가 “선교적 열정을 갖고 창업을 하라”는 것이다. ‘사업’이 아닌 창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션 마인드로 충만된 한 크리스천의 창업을 통해서 수많은 복음 전파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에 없는 기업을 새롭게 일구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재생산(Reproduction)과 배증(Multiplication)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에는 비즈니스 선교로 뛰어들 사람들을 위한 수많은 교훈이 담겨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바르게 응답하는 첫 번째 반응은 준비다.’ ‘문화 차이를 알고 가라.’ ‘돈은 사랑의 도구여야 한다.’ ‘비즈니스 선교를 준비한다면 빨리 문화 인류학 관련 책을 읽어라.’ ‘의도적으로 이익을 희생하라.’ ‘비즈니스 미션에서는 사람이 남아야 한다. 사람을 남기면 그 사람들을 통해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 모두 책상머리에서 끄적거린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살아낸’ 이야기이기에 귀하다.

글·사진=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