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다음날 이재현 CJ회장 집에 도둑
입력 2013-05-27 22:28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에 도둑이 들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도둑이 이 회장 집을 노린 날은 검찰이 해외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CJ그룹을 압수수색한 다음날이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7일 이 회장의 고급빌라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야간주거침입절도 미수)로 조모(67·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는 지난 22일 오후 11시30분쯤 서울 장충동 이 회장 고급빌라의 비교적 낮은 담장을 넘어 마당에 들어갔다.
조씨는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주변을 배회하다 건물 1층에서 CCTV를 감시하던 직원에게 발각됐다. 직원이 소리를 지르며 뒤쫓아 오자 다급해진 조씨는 높이 1.5m의 담을 넘어 옆집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담을 경계로 지대 높이가 달라 담장 너머는 5m의 낭떠러지였다. 조씨는 옆집 바닥으로 추락해 골반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는 경찰 조사도 받지 못한 채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조씨는 검거 당시 현금 100여만원과 드라이버, 소형 랜턴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 돈을 이 회장 집에서 훔친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절도 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상태여서 내가 왜 거기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자신이 범행한 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몰랐던 점으로 미뤄 의도적으로 이 회장의 집을 노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사실에 대해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은 “도둑이 든 집은 이 회장 집이 아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해 은폐 논란도 일고 있다. 김학중 중부서장은 “범인이 잡힌 곳이 이 회장 집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회장 집을 노린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