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음악을 듣고 대화가 통할 수 있다고 믿어”… ‘섬마을 콘서트’ 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입력 2013-05-27 19:39

피아니스트 백건우(67)가 다음 달 3일 울릉도와 7일 통영 사량도에서 MBC ‘백건우 섬마을 콘서트’를 연다. 2011년 연평도, 위도, 욕지도 세 곳의 섬마을을 찾아 연주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예술의전당, 미국 카네기홀 등 세계 굴지의 장소에서 연주했던 그가 또다시 섬마을을 찾는 이유는 뭘까.

백건우는 27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섬에서 처음 피아노 연주를 듣는 사람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아홀에 음악을 들으러 오는 사람은 다르겠지만,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운을 뗐다. 그는 “완벽한 조건에서 공연할 수 있는 곳은 지상에 몇 군데 안 된다”며 “‘모든 인간이 음악을 듣고 대화가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섬이든 어디든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음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재능을 나눠주기 위해 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자기가 받은 게 많다는 얘기도 했다. “연주 끝나고 들어보면 (관객이) 상상 못할 이야기를 해요. 2011년 욕지도 공연이 끝난 뒤 조명이 다 꺼졌는데 아이들이 저 반대편에서 ‘고맙습니다. 또 오세요’ 계속 말하는 거예요. 너무 고맙고 감격적이었어요.”

백건우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과 쇼팽의 야상곡 제1번,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베네치아와 나폴리’ 세 곡을 연주한다. 섬에서의 고달픈 삶을 위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비창을 선택했다고 한다.

준비 과정부터 연주회까지 이야기는 황인뢰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7월쯤 방송된다. 그동안 드라마만 찍다가 처음으로 다큐멘터리에 도전하는 황 감독은 “이 기회를 통해 아트 다큐멘터리에서도 좋은 작품을 남겨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