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체 ‘가죽 전쟁’
입력 2013-05-27 18:56
최근 명품업체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판매경쟁에 더해 이번에는 가죽 확보 전쟁이다.
‘구찌’와 ‘보테가 베네타’ 등을 소유하고 있는 피노프렝탕루드트(PPR)는 지난 3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악어가죽 가공업체인 ‘프랑스 크로코’를 인수했다. PPR은 “질 좋은 악어가죽을 지속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업체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버킨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도 최근 호주 케언스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악어농장을 인수했다. 에르메스는 지난 1월 프랑스 남부의 송아지 가죽 공급업체 ‘테너리 다노네이’를 인수하기도 했다. LVMH도 2011년 싱가포르의 악어농장 헹롱의 지분을 대부분 인수한 바 있다.
명품업계가 농장 인수에 직접 나서는 이유는 고급 가죽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채소를 먹는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육류 판매와 생산이 갈수록 줄어드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 시장이 작아지는 가운데서도 최고급 명품가방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FT는 고급 가죽 가격이 2008년에 비해 30% 정도 올랐다고 전했다.
명품업체가 관리하는 농장의 동물들은 식용 동물들보다 더 까다로운 관리를 받게 된다. 에르메스 부회장 패트릭 알발라데호는 “좋은 송아지 가죽의 확보는 동물의 사육 상태에 달려 있다”며 “동물들이 잘 살지 못한다면 가죽의 질이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마음껏 풀을 뜯어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