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통제정책 그만” 중국 소비자들 반란
입력 2013-05-27 18:56
정부의 비정상적인 가격 통제 정책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디디 다처’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빵빵 택시를 잡으세요”라는 뜻의 이 앱은 추가 요금 지불을 조건으로 택시를 빨리 부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앱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중국에서 택시 잡기가 힘든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택시 요금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면서 수익을 맞추기 어려워진 택시들은 자취를 감췄다. 인구 2000만명의 베이징에는 택시가 6만여대에 불과하다. WSJ는 이 앱의 출현에는 빠른 서비스에 프리미엄을 주는 시장의 원리가 들어 있다고 소개했다.
통신 분야에서도 소비자들은 그동안 아무리 비싼 요금을 부과해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영 통신사 3곳에 볼모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무료 메신저 앱인 ‘위챗’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늘었다. 위챗은 불과 서비스 시작 2년6개월 만에 3억명의 가입자를 모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류양은 “위챗을 사용하면서 예전에 한 달에 100위안 정도(약 1만8000원) 하던 통신비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통신사인 중국이동통신은 지난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0.3% 성장에 그쳤지만 위챗을 운영하는 텅쉰은 37%나 늘었다.
은행 분야에서도 중국인들은 낮은 이자에 고통을 받아왔다. 과거 수십년 동안 이자율은 인플레이션에 못 미쳤다. 국가 소유 은행들의 배만 불려주던 소비자들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자산관리 회사들을 찾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제로에 가까웠던 이 분야의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7조1000억 위안까지 늘었다. 중국 전체 은행 예금의 8%에 해당하는 수치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