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친박 실세 ‘방패’ vs 중도 신주류 ‘창’
입력 2013-05-27 18:46 수정 2013-05-27 22:21
원조 친박(親朴·친박근혜)으로 불리는 실세들이 중심이 된 여당 지도부와 실력파 중도 신주류가 주축이 된 야당 지도부가 6월 임시국회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임시국회에서 한바탕 ‘경제민주화 회전(會戰)’을 치른 뒤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에서도 재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 신주류의 창이 날카로울지, 여당 실세들의 방패가 튼튼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친박 실세 vs 중도 신주류=새누리당의 라인업은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김기현 정책위의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로 짜여 있다. 옛 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김 정책위의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내로라하는 원조 친박이다.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심중)을 잘 꿰뚫고 있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반면 야당은 전병헌 원내대표, 박기춘 사무총장,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중도 신주류가 잡고 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의 경우 범 친노무현계다. 전체적으로 해당 직책의 ‘선수 또는 연배’를 높여 실력과 힘을 키웠다는 평이다.
이들 8인 가운데 가장 핵심은 각 진영을 대표하는 최 원내대표(대구 경북 3선)와 전 원내대표(서울 3선)다. 두 사람의 강골성향, 강한 고집과 자존심, TK와 서울이라는 지역구 정서 등을 감안하면 ‘강(强) 대 강(强)’ 충돌이 우려된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의외로 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싸움으로는 국회에서 아무것도 통과 못 시키는 ‘국회선진화법’과 언제 탄생할지 모를 ‘안철수 신당’이 두 원내대표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두 사람이 살얼음판 걷듯 하면서도 결국엔 잘 타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원내대표도 27일 기자들과 만나 “만나보니 괜찮다. 전 원내대표와 의외로 잘 통한다”고 했다.
◇곳곳에 숨겨진 자존심 싸움=홍문종 사무총장과 박기춘 사무총장은 각각 양주와 남양주에 지역구를 둔 경기도 3선 중진이다.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두 의원을 견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홍 사무총장은 15대 국회에서 처음 배지를 단 조직의 달인이고, 박 사무총장은 경기도의원부터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두루 거쳐 잔뼈가 굵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81학번 서울대 동기동창에다 대변인을 거친 공통점이 있다. 또 윤 수석은 축구를, 정 수석은 역도를 즐기는 스포츠맨이다. 재선 동창으로서 자존심 싸움 가능성이 있지만 둘 다 화끈하고 말이 통하는 성격이어서 여야의 극한 충돌을 막는 역할도 기대된다.
김기현 정책위의장과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관료 출신의 전문성 경쟁이 예상된다. 김 정책위의장은 의원이 되기 전 판사였고, 장 정책위의장은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냈다. 영남 출신(김 정책위의장)과 호남 출신(장 정책위의장)이 이끄는 정책 대결이라는 점도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