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8개社 “억울” 상위 9개社 “만족”… 동반지수 발표에 희비
입력 2013-05-27 18:36
동반성장위원회가 27일 대기업 73곳에 대해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를 발표하자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삼성과 SK 등 최고등급인 ‘우수’를 받은 기업들은 더욱 동반성장에 매진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최하위 등급인 ‘개선’을 받은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 등은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동반성장 우등생’으로 꼽힌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S,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9곳이다. 그룹 단위로는 삼성과 SK그룹의 계열사가 각각 가장 많은 3곳씩 포함됐다.
‘개선’ 등급을 받은 현대홈쇼핑, CJ오쇼핑, KCC, STX중공업, 코오롱글로벌, 현대백화점, LS산전, 홈프러스 등 8개 기업은 의외의 결과라며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유일하게 2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은 홈플러스는 “협력회사의 성장을 위해 판로개척과 해외시장 진출 등에 노력을 집중해 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받은 21개 기업은 전반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았다.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8곳 가운데 7곳이 올해 새로 추가된 기업들이다. 신규 기업들은 이미 평가를 받아본 기업에 비해 준비할 시간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탓에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첫 평가기업 중 유일하게 ‘우수’ 등급을 받은 SK C&C는 SK그룹이 전사적으로 동반성장에 집중한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평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동반성장 평가이지만 평가 모델과 기준에 대한 논란은 여전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업종 특성과 업체별 매출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평가가 획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 지원에 대한 배점이 100점 만점에 40점으로 가장 높다”며 “기업별로 매출 규모 차이가 큰데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양금승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소장은 “전형적인 채찍 정책인 현재의 평가보다 동반성장이 자율적으로 확산되게 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경영역량과 경영자원 등 기업별 수준에 맞는 대안 모델을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동반위는 내년에는 평가대상 기업 수를 109개로 늘리고 일부 1차 협력사도 포함할 예정이다.
권혜숙 서윤경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