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외교 “소쩍새 한 번 운다고 국화꽃 피는 것 아니다”

입력 2013-05-27 18:19


우리 정부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대화 재개 언급에 대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7일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된 국제의무와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 대화 위한 대화 없다=윤 장관은 “6자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라며 “소쩍새가 한 번 운다고 국화꽃이 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핵화 조치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한 것으로, 북한이 먼저 성의 있는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대북정책 틀이기도 하다.

특히 윤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전제 조건에 대해 “북한이 3차 핵실험까지 한 만큼 6자회담 당사국 입장에서 단순히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를 단순히 북·중 관계 개선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는 북측 의도에 더 이상 말려들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날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임명된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조만간 6자회담 관련국을 돌면서 협의를 진행키로 한 만큼 한·미·중 등 핵심 당사국들이 북한 의도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절차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정상회담서 양국 공동비전 합의=윤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6월말 중국 방문에 대해서는 “(한·중 정상이) 양국 관계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공동의 비전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이해를 구하고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는 다음달 3∼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양국 간 차관급 전략대화와 한·미·중 간 1.5트랙(반관반민) 전략대화 등 양자, 다자간 전략대화 채널도 가동할 방침이다.

◇원자력협상 진전 위해 노력=윤 장관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 대해선 “(2년의) 연장기간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진전이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간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7차 본 협상은 다음달 3∼4일 서울에서 열린다. 우리 측은 박노벽 원자력협정 협상 전담대사가, 미국 측은 토머스 컨트리맨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가 협상 수석대표로 나선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