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中 사배자합격자 절반 부유층 자녀
입력 2013-05-27 18:17 수정 2013-05-27 22:30
올해 영훈·대원·청심국제중학교에 입학한 비경제적 사회적배려대상자(사배자) 전형 합격생 중 대다수가 기업인·법조인 등 사회 유력 인사나 부유층의 자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15명 국회의원들이 발표한 영훈·대원·청심국제중의 사배자 전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이 세 학교에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으로 합격한 자녀의 부모들 중 정보통신 보안회사의 대표이사, 시멘트 업체 대표이사, 중견 건설업체 대표이사, 서울 중앙지법판사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 중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지원할 수 있는 ‘다자녀 가정 자녀’인 조건을 이용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은 “최근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회 유력 인사나 고소득층 가정 중에 다자녀가 많은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이 별도로 필요한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 학교의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 합격생(56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27명)가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에 살지 않아도 부동산 시세 10억원대 아파트에 사는 학생이 6명, 시세 20억원 이상 아파트에 사는 학생이 7명이나 됐다.
대원국제중은 지난해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 합격생 중 92%가 부유층(거주지가 강남 3구이거나 시세 10억원 상당의 아파트 거주자)으로 집계돼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특히 대원국제중 한 학생은 하루 사용료가 61만∼195만원에 이르는 고급 호텔을 거주지로 적어내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와 함께 영훈국제중이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포함된 ‘추천서’ 등의 채점에서 같은 재단인 영훈초등학교 출신 졸업생에게 편파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의원들은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 합격생 중 주관적으로 채점하는 ‘추천서’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이 10명인데 그 가운데 6명이 영훈초교를 나왔다”며 “여기에 자기계발계획서까지 만점을 받은 3명 중 2명이 영훈초교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과성적, 출석·봉사 등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둔 학생 중 추천서 항목에서 비상식적 점수인 5.0999999점을 받아 탈락한 사례가 있었다”며 “그만큼 추천서 기준이 모호하고 공정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사배자 전형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배려 대상자를 100% 우선 선발해야 한다”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 폐지를 포함한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