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기독교 영성이야기’ 출간 이후정 교수 “무뎌진 영성, 대가들의 삶에서 지혜 찾아라”
입력 2013-05-27 17:58
번쩍거리는 이 물질주의 시대에 순간적인 쾌락은 도처에 널려 있지만 그것들에서 궁극적인 기쁨과 만족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애타게 ‘멘토’를 찾고 ‘힐링’을 갈구하지만 목마름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후정(57)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참된 영성생활만이 그 해답이라고 단언한다.
27일 감신대에서 만난 이 교수는 “기독교 영성은 성령 안에서의 삶이며, 그리스도의 제자의 길을 걸어가면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거룩하고 복된 삶을 이루는 것”이라며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펴낸 ‘기독교 영성 이야기’에서 현대인들을 참된 영성생활로 안내해줄 영성의 스승들을 소개했다. 초대교회 순교자 이그나티우스 주교부터 ‘고백록’의 저자 아우구스티누스, 중세 이탈리아의 성인 프란치스코,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장로교회 창시자 존 칼빈, 감리교회 창시자 존 웨슬리까지 기독교 역사의 핵심 인물들을 아우르는 책이다. 정교회의 성자 스타레츠 실루안, 중세 여성 영성가 줄리안, 현대 인도의 위대한 전도자 선다 싱처럼 잘 알려지지 않는 인물들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 교수는 “이들이 고결한 삶을 살며 하나님의 임재를 진지하게 추구해온 여정을 통해 오늘 우리의 영성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교회사와 역사신학을 전공한 학자답게 역사 공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오로지 성경만 강조하다 보니 성도들이 기독교 역사를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성경은 물론 최선이자 최고의 판단이 되지만 성경 이후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성경만이 우리 신앙의 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역사를 모르고 성서를 보는 것과 역사를 알고 성경을 읽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전통과 역사에 대해 알아갈수록 우리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영성생활도 성숙해진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말년의 모세가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라고 기도한 것에 큰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지나온 역사를 되짚어보는 방법을 주님께서 가르쳐주시면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의 구절이다. 이 교수는 “모세나 사도 바울처럼 본받고 싶은 영성의 사표들이 요즘 우리나라에서 점점 사라져간다는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며 “지금 한국교회에는 어느 때보다도 성숙한 영성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