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창조경제와 제약산업
입력 2013-05-27 17:11
새 정부가 창의성과 융합을 앞세운 ‘창조경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가운데 국내 제약산업도 창조경제의 한 축이 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시장을 넘어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의약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탄생도 머지않아 이루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1000조원의 세계 제약시장 속에서 국내 제약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조원(1.8%)에 불과하고, 국내 1위 기업의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 같은 바람은 너무 낙관적인 기대일까?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 때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타미플루’라는 약명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길리어드사는 벤처기업에 불과했지만 재미 한인 과학자인 김정은 박사 주도로 ‘타미플루’를 개발한 후 관련 기술을 로슈에 판매하게 되면서 일약 세계적인 제약사로 성장하는 동력을 얻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제약 산업 5개년 계획 수립을 통해 국내 제약사의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 산업 육성펀드를 통해 해외 제약사의 기술을 도입하거나 심지어 유망한 기업을 사들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 금융 지원을 하고, 해외 제약전문가의 고용을 통한 컨설팅 신규 사업과 기존의 제약 산업 통계 및 정보 이용 지원, 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제약 산업 특성화 대학원 육성 등의 사업도 실시 중이다.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은 이 같은 정부의 다양한 지원 사업이 민간의 연구개발(R&D) 추진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때 가능해질 것이다.
최근 열린 바이오(BIO) U.S 행사 기간 중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한국 제약 산업 글로벌 협력포럼’을 개최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물론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일본 영국 등 10개국에서 25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룬 행사다.
미국 바이오 회사는 우리의 제약 기술을 도입해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한 사례와 함께 미국의 항암제 기술을 우리가 이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제약사의 높은 기술력과 최근 우리 정부의 다양한 제약 산업 지원정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외국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케이팝(K-POP)과 드라마 등의 활약을 넘어 각종 산업에서도 한류 바람이 일고 있는 지금, 제약 산업도 정부의 지원과 민간의 노력이 조화를 이뤄 하루 빨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대한민국 브랜드를 단 제약사의 의약품이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는 이른바 ‘케이팜 프리미엄(K-Pharm Premium)’ 시대도 앞당겨지게 될 것이다.
안인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