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감각제+빛’ 활용한 획기적인 암치료 신기술
입력 2013-05-27 17:06
의료전문가들이 전하는 광역학 치료법과 원리
최근 암 치료 신기술로 광역학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빛을 이용한 질환 치료는 레이저 시술, 광선요법 등 다양하다. 광역학 치료는 기존의 여타 암 치료 기술과는 다른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임상사례를 통해 광역학 치료의 높은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광역학 치료를 활용하고 있는 의학계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통해 광역학 치료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광역학 치료법 및 원리= 광역학 치료는 특정 파장대의 광선과 광감각제의 광화학반응을 이용해 암이나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는 광선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광감각제를 바르고 여기에 광선을 쪼여 특정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일반적으로 광선요법이 빛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인 반면, 광화학 치료는 광과민물질을 주입한 이후 빛을 쬐면 광화학 반응을 보이는 작용을 통해 특정 조직에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빛(레이저)의 열에 의한 효과가 아니라, 레이저의 에너지가 암세포에 축적돼 있는 광과민제의 화학적 반응을 유도해 활성화 산소를 생성하는 광화학 반응의 결과로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광역학 치료는 의학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치료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탈모나 여드름 등 일반적인 피부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피부암, 설암, 식도암, 후두암, 자궁암, 두경부암, 전립선비대증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주로 초기암에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광역학 치료는 이들 고형암에 있어서 표적요법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정 종양조직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므로 주위 정상 조직이 손상되지 않고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광역학 치료의 원리는 다른 암 치료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우선 광감각제를 종양 치료 시작 48시간 전에 환자에게 투여하고 이 시간이 지나면 특정 광선을 쏘게 된다. 이후 활성산소가 특정 광감각제에 반응하며 종양이 괴사된다. 광감각제 투여시간은 치료 수위, 치료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광역학 치료의 역사= 빛을 이용한 질병치료의 역사는 3000년이 넘는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햇빛을 이용해 질병 치료를 시도한 기록이 있다. 이밖에도 햇빛은 다양한 피부질환, 구루병 등에 의학적 치료 목적으로 사용돼 왔다.
광역학 치료의 역사는 약 100년 정도 됐다. 1897년 독일 뮌헨의 의과대학생 오스카 라브(Oscar raab)가 아크리딘(acridine red) 물질에 착색된 짚신벌레가 일광에 의해 죽게 되는 것을 처음 발견하면서부터다. 이후 1978년 토마스 도허티(Thomas dougherty) 등에 의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피부 악성종양 환자 20명에 대해 처음 시도됐다.
1920년대부터 전임상적, 임상적인 문제점들이 학제 간 교류와 협력에 힘입어 대부분 명확히 밝혀지며 현재 광역학 치료법이 새로운 임상적 치료 방법으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유용성이 대단히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4년 일본에서는 자궁경부암, 식도암, 폐암, 위암 등에 대한 치료법으로 인정을 받았다. 1995년 미국 FDA에서 암 치료술로 공식 인정한 이후 폐, 피부암 치료에 이용되었고 현재는 소화기계, 암 등 다양한 치료 적응증을 갖고 있다.
최근 광역학 치료는 기존의 다른 치료술과 병행해 인체의 질병을 진단 치료하는 쪽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미국의 하버드 대학, MD 앤더슨 암센터 등에서 활발히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광역학 치료의 임상효능에 대한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광역학 치료의 핵심 물질 ‘광감각제’= 광역학 치료를 수행하는 데 핵심이 되는 물질이 광감각제다. 이 물질은 평소 빛에 노출되지 않을 경우 높은 농도에서도 세포 독성을 거의 나타내지 않다가 특정 파장의 빛이 닿으면 광화학작용을 일으켜 세포 독성을 나타낸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광감각제로는 포토피린(Photofrin) 등이 있다. 포토피린은 임상사용 허가가 나와 실제 임상에 쓰이고 있으며, 그 적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에 사용 중인 광감각제의 단점을 보완하여 새로운 재료에서 높은 파장의 흡수를 보이고 대사 작용도 빨라 보다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광감각제 개발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다.
광역학 치료에 적합한 광감각제는 빛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성이 없는 것, 병변 부위에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것, 광흡수 스펙트럼이 600nm∼900nm 범위에 있는 것, 물에 녹는 것 등의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한다.
◇광역학 치료의 장·단점= 광역학 치료의 장점은 다른 암 치료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치료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보통 빛에 반응하는 광감각제를 투여한 날부터 3∼4일 이내에 광역학 치료를 하게 되며 이후 5∼7일 이내 모든 치료과정을 마치게 된다.
또한 광역학 치료는 통증이 적고 출혈 등의 위험이 없다. 광역학 치료를 위해 주입하는 광감각제는 종양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어 환자에게 좀 더 편안한 시술이다.
다만 피부 광감작 부작용으로 인해 화상, 얼굴 부종, 홍반 등이 미미하게 발생할 수 있다. 또 광감각제가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소한 20∼30일 이내에는 태양광선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간 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개는 저절로 좋아진다. 광감각제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어 아직은 광역학 치료비가 비싼 편이다.
기존의 광감각제는 피부 광과민성의 기간이 길어 환자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피부 광과민성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약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게 최근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2세대 광감각제의 개발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 효과적인 광역학 치료를 위한 레이저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좀 더 넓은 영역에서 광역학 치료의 시도가 예상된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