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재생 ‘회춘’ 효과 확인 무한 가능성”
입력 2013-05-27 17:00
‘광역학 피부치료’ 새 길 연 아주대의대 피부과 김유찬 교수
“빛을 활용한 광역학 치료가 피부암에 효과적이라는 점은 이미 입증됐습니다. 최근에는 건선 등 여러 가지 염증성 피부질환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피부질환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주대 의과대학 피부과 김유찬 교수(사진)는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피부질환과 피부암 등에 광역학 치료를 적용하며 빛을 활용한 ‘광역학’ 치료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 왔다.
광역학 치료는 광선과 빛에 반응하는 광감작제의 광화학반응을 이용해 피부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광선을 흡수해 작용하는 광감각제를 바르고 가시광선을 쪼여 피부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없애는 원리다. 광선요법이 빛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라면, 광역학 치료는 광감각제를 주입한 이후 특정 암세포 등의 조직에서 빛의 작용으로 치료 효과를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빛을 이용한 질병 치료는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 왔다. 나아가 최근에는 빛과 화학물질의 상호작용을 통해 피부암 등을 치료하는 광역학 치료가 의료계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광역학 치료는 다양한 임상 사례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피부 질환에 적용하는 광역학 치료법은 국소적인 부위를 치료하는 데 많이 사용되고 있다. 광감각제로는 주로 빛에 예민한 물질인 아미노레불린산(aminolevulinic acid, 이하 ALA)을 성분으로 활용한다.
김 교수는 광역학 치료가 주로 광선각화증, 보웬병과 같은 피부암 전 단계 질환과 깊이가 깊지 않은 기저세포암에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 여드름, 사마귀 등 염증성 피부질환에도 사용된다.
실제 치료 효과는 상당히 높았다. 특히 주로 햇빛에 노출된 부위에 발생하는 ‘광선각화증’의 경우, 연구 결과에 따르면 2회 치료 후 광선각화증이 각각 92%와 86%에서 치료됐다. 보웬병의 경우는 4회 광역동치료 후 85%에서 치료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보웬병에 대한 국소 광역학 치료는 미용상의 부작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실제 다양한 치료 사례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손가락 부위의 보웬병에 광역학 치료를 시행했더니 상당히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코 부위의 기저세포암을 치료한 임상사례도 제시했다. 코 부위에 발생한 암은 독특한 해부학적 특징으로 수술 후 미용적 복원이 쉽지 않다. 김 교수는 “59세 남자 환자가 코 왼쪽 부위에 생긴 기저세포암으로 병원에 내원한 적이 있다”며 “미용적 문제 없이 CO2 레이저와 광역학 치료를 병행해 3회 치료한 뒤 임상적, 조직학적로 완치된 예가 있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악성흑색종, 피부 전이암, 피부 T세포 림프종 등의 피부암에서 광역학 치료가 시행돼 좋은 임상 선례를 남기고 있다.
최근에는 광역학 치료가 다양한 염증성 피부질환에 활용되고 있다. 염증성 피부질환에 대한 국소 광역학 치료는 종양 때와는 달리 대개 저용량 치료를 함으로써 조직의 파괴보다는 세포의 기능을 변화시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개개의 염증성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데 가장 적합한 치료 용량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연구된 바가 없다. 건선, 경피증 등의 질환에도 광역학 치료가 쓰이고 있다.
김 교수는 광역학 치료는 다른 치료법에 비해 치료 후 흉터가 잘 생기지 않는 등 미용적인 부작용이 적은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얼굴에 여러 개 생긴 광선각화증 등 치료 후 미용적인 면을 중요시할 때 사용하기 좋은 치료법이다. 반면 치료시간이 길고, 광감작약물이 고가여서 치료비가 비싼 편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피부 흡수가 빠른 새로운 광감작약물을 개발하거나 약물 흡수를 빠르게 하는 새로운 전처치 방법을 개발하면 약물 도포 후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치료가 간편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근래에는 광역학 치료가 피부미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문제성 피부 치료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여드름, 피지샘 증식증, 광노화 치료 등 미용적 목적을 위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미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 교수는 “빛을 쪼일 때 동통, 작열감, 홍반,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개 경미하거나 일시적이다”며 “발암성이 매우 낮아 다른 치료법에 비해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광역학 치료가 다양한 피부 질환 치료에 널리 쓰일 전망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피부 질환 치료로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이 광회춘 효과”라며 “광역학 치료가 단순 피부질환 치료뿐 아니라 피부 재생 등의 효과를 발현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감작약물의 가격이 저렴해지면 광역학 치료의 접근이 쉬워져 피부질환 치료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