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거의 없고 장기 그대로 보존 조기 식도암·담도암 치료 가장 적합”
입력 2013-05-27 16:56
건국대병원 심찬섭 교수가 말하는 소화기계 암 광역학 치료
“광역학 치료의 장점은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장기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종양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수 파장의 빛을 이용해 암세포를 없애기 때문에 빛의 투과에 제한이 있다. 그래서 가장 적합한 치료 기준은 조기 식도암과 담도암이다.”
국내 광역학 치료의 대가인 심찬섭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센터 교수는 소화기계 암에 대한 광역학 치료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심찬섭 교수는 “조기 식도암의 치료는 식도를 제거하는 수술이 표준이지만 식도를 제거함으로써 수술 후 삶의 질적 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며 “이에 비해 광역학 치료는 식도 장기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효과적으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소화기계통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광역학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식도암이다. 특히 식도의 병변 중 암의 전 단계로 분류될 수 있는 바렛식도와 편평상피 고이형성증에 유용하며 조기 식도암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또 엄격히 점막에 국한된 조기 위암에도 이 시술을 적용할 수 있다.
◇소화기계 암의 광역학 치료 효과= 소화관에서의 종양은 수술이 기본원칙이다. 또 아주 초기일 경우 수술 대신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으며, 치료성적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식도암에서의 식도 절제술 및 위암에서의 위절제술 등은 수술 자체가 환자에게 여러 가지 고통을 줄 수 있다. 또 비수술적 요법으로서의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역시 드물지만 시술 자체로 인한 장천공, 출혈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이에 반해 광역학 치료는 시술 자체가 매우 쉬우며 출혈, 장천공 등의 위험도 없다. 또 광역학 치료를 위해 주입하는 광감각제는 종양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어 환자에게 좀 더 편안한 시술이다.
치료 효과도 좋은 편이다. 심찬섭 교수가 최근까지 조기 식도암 환자 16명에 대해 광역학 치료를 시행한 결과 식도암은 15명이 완치되었고 1명에서 재발했다. 이 중 2명에서는 시술 이후 다른 부위에서 전이성 암이 발생했다. 메이요 클리닉은 식도 고도이형성 199 예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광역학 치료를 받은 129명과 외과적 식도절제술을 받은 70명의 사망률이 각각 9%와 8.5%로 나타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광역학 치료법은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소에서 연구과제로 삼고 있는 매력적인 치료법이다. 지난 15년간 위 장관에서 광역학 치료가 적용되어 왔으나, 포토프린이 상업적으로 유용하게 된 최근 5년 동안 소화기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아직 임상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주요 소화기병센터에서 바렛식도(중증 이형성 혹은 조기암)와 같은 전암성 질환, 일부 조기 편평상피암, 조기 위암의 치료에 있어서 부작용이 거의 없는 내시경 시술로 확립될 전망이다.
심찬섭 교수는 “위암 검진을 위한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식도암도 보다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식도암의 경우는 다른 암에 비해 수술의 규모가 크므로 상대적으로 조기 혹은 초기 식도암에 대해 일차 치료로서 광역학 치료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 암세포가 근육층까지는 침투하지 않은 상태이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가 근치 목적의 광역학 치료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또 초기 식도암 환자 중 수술하기 힘든 고위험군, 점막하부까지만 침범한 식도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후 잔존 암이 있거나 재발한 경우 등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식도암의 진행으로 식도가 폐쇄된 경우의 고식적 광역학 치료는 스텐트, 레이저 등 다른 치료에 비해 우월성이 별로 없어 많이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과거 식도암 등의 수술 후 식도 재건에 사용한 위장이나 대장에 생긴 조기암도 광역학 치료의 대상이 된다.
심 교수는 “기존의 광감각제는 피부 광과민성의 기간이 길어 환자에게 상당한 불편을 제공하므로 피부 광과민성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약제 개발이 필요하다. 2세대 광감각제의 개발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 효과적인 광역학 치료를 위한 레이저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좀 더 넓은 영역에서 광역학 치료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광역학 치료, 담도암에 도전= 담도암은 아직까지도 수술할 수 있는 경우가 전체 담도암 환자의 약 30% 정도이고, 수술한 사람에서도 수술 당시 드물지 않게 불완전 절제가 있을 수 있다. 수술을 못하는 진행성 담도암에서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심찬섭 교수는 “최근 광역학 치료가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수술 후 절제면에 종양이 국소적으로 남아 있는 경우에도 광역학 치료가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역학 치료의 역할을 더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담도암에 대한 증례를 더 많이 확보해 전향적으로 비교 연구하고 장기간 추적 관찰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