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연방상원의장 인터뷰] “한국도 독일처럼 평화통일 기적 이룰 것”

입력 2013-05-27 00:28


만난 사람=신종수 산업부장

한·독수교 130주년과 광부 파독 50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빈프리트 크레치만 독일 연방상원의장은 26일 서울 성북동 주한 독일대사관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에서 독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한·독수교 130주년과 광부 파독 50주년을 맞아 한·독 간 친선우호 관계를 심화시키고 학술과 에너지 분야 정보 교류를 위해 한국에 왔다”면서 “한국에서 독일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이 놀랍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레치만 의장은 롤프 마파엘 대사가 마련한 방한 기념 환영 리셉션에서 가진 인터뷰와 인사말 등을 통해 한·독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야 ‘독일 연구모임’ 대표들이 오는 6월 한독포럼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을 만나기로 한 점 등을 거론했다. 또 마파엘 대사가 국민일보의 연중 기획 시리즈 ‘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를 설명하자 많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남북분단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시했다. 이날 DMZ를 방문한 그는 “독일도 분단국가였고 동서독의 장벽이 있었다”면서 “20년 전까지 동서독 장벽을 보며 느꼈던 답답함을 오늘 DMZ의 철조망을 보며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독일처럼 언젠가는 평화통일의 기적을 이룰 것이라 믿는다”면서 “독일은 한국의 평화통일을 지원하면서 연대하고,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부 파독 50주년과 관련,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헌신은 한·독관계와 한국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국가”라며 “라인강의 기적처럼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최빈국에서 빠른 속도로 G20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들의 혁신기술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혁신기술을 가진 한국은 독일에 매력적인 투자국인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는 경쟁국”이라며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높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독일보다는 연구·개발 투자가 낮은 점을 거론하며 기술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독일 중견·중소기업인 히든챔피언들의 성공 비결을 한국에 전해주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강창희 국회의장 초청으로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크레치만 의장은 27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만나 한·독 우호 증진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녹색당 소속으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총리인 그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을 만나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문제도 다룰 예정이다. 독일은 태양광 산업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화석연료와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시프트’를 강조한다. 독일 최초의 녹색당 출신 주지사인 그는 송도에 올해 유치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들어설 아이타워도 방문한다.

크레치만 의장은 또 현대자동차를 방문해 정몽구 회장과 협력 관계도 모색할 계획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도인 슈투트가르트는 자동차·기계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 벤츠, 포르쉐를 비롯해 IT 업체인 SAP 등 대기업은 물론 히든챔피언들이 밀집해 있다.

독일의 연방상원은 주 총리, 주 장관, 시장 등으로 구성된다. 연방하원에서 모든 법률을 제정하지만 재정 및 행정 분야의 입법 등 각 주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관계되거나 기본법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연방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된다. 의장은 1년 임기로 주 총리가 교대로 맡는다. 대통령의 해외 체류가 연장되거나 사임하는 경우 상원의장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정도로 비중이 있는 자리다.

리셉션에는 국민문화재단 박종화 이사장,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 이재성 한국훔불트회장, 박진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독일 측 인사로는 테레지아 바우어 학술연구예술부 장관, 프란츠 운터슈텔러 환경기후에너지경제부 장관, 베른트 엥글러 튀빙겐대학 총장 등이 참석했다.

정리=김지훈 기자 d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