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했던 8골 ‘전투 축구’… 제주의 서울타도 다음기회로

입력 2013-05-26 22:55

2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의 경기. 제주에게 이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쟁’이었다. 제주는 2008년 8월 이후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서울전 15경기 연속 무승(5무10패)에 빠져 있던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전투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나 ‘서울 타도’를 외쳤다. 제주는 제주방어사령부의 도움으로 상륙장갑차(KAAV), 고무보트(IBS), 박격포, 무반동총까지 동원해 경기장 주변을 군대처럼 꾸며 ‘탐라대첩’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그러나 제주는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또 ‘서울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양 팀은 이날 4골씩 주고받는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서울은 전반 19분 고요한의 선제골에 이어 전반 38분 몰리나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달아나며 쉽게 이기는 듯했다. 전반 40분 페널티킥 골을 넣은 제주의 페드로는 후반 2분 만에 골지역 왼쪽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12분엔 서동현의 패스를 받아 경기를 뒤집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제주는 후반 39분 서울 최효진의 패스를 받은 데얀에게 동점골(3-3)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서동현의 극적인 재역전골로 승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윤빛가람이 페널티지역에서 에스쿠데로의 발을 걸어 페널티킥을 허용해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포항 스틸러스는 이날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대구FC와의 경기에서 4대 2로 이겼다. 포항은 이 경기를 창단 40주년을 기념하는 경기로 지정하고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라데 등 팀의 ‘레전드’ 선수들을 대거 초청했다. 포항 현역 선수들은 선배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고 하루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광양구장에서는 전남 드래곤즈가 수원 삼성에 1대 0으로 승리했다. 전북 현대는 춘천종합운동장에서 강원 FC를 3대 1로 꺾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