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불량배→ 이슬람조직에 포섭→ 테러범 변신… 런던 테러범 2명 행적
입력 2013-05-26 18:55 수정 2013-05-26 22:45
런던 한복판에서 영국 군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들은 이슬람 세력의 포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이번 사건을 모방해 군복을 입고 순찰하던 군인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다.
릐동네 불량배가 테러 용의자로=26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리 릭비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사람은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인 마이클 아데볼라요(28)와 마이클 아데보왈레(22) 등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이다. 아데볼라요는 1980년대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이민 2세대로 아버지는 정신병원 간호사고 일하고 있으며 공범인 아데보왈레는 어머니가 보호관찰관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살던 런던 남동부는 주로 아프리카와 카리브계 이주민이 모여 사는 곳으로 소득이 낮아 폭력 세력이 마약거래 등을 통해 세력을 유지해 왔다. 아데볼라요는 바로 이곳에서 폭력 조직의 일원으로 휴대전화 절도나 마약거래, 폭력 행위 등으로 몇 차례 구속된 적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동네 불량배에 불과하던 이들이 이슬람 과격조직에 포섭돼 테러리스트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보호관찰관연합회의 해리 플레처는 “최근에는 폭력조직과 과격 이슬람조직과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며 “특히 런던 남부의 경우 갱 조직에 속한 젊은이가 이슬람조직의 유혹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슬람 세력에 포섭된 아데볼라요는 2010년 11월 케냐를 통해 소말리아 무장단체에 합류하려다 케냐 현지에서 체포됐다. 영국으로 송환됐지만 여권만 뺏기고 기소되지 않았다. 당시 아데볼라요는 현지에 억류되면서 많은 심경변화를 일으켰다고 주변인이 전했다.
이런 행동은 곧바로 정보당국에 포착됐고 정보당국은 8년 전부터 이들의 행동을 주목했다. 사고 6개월 전에는 국내정보국(MI5)이 아데볼라요에게 정보원 활동을 제안했으나 그가 이를 거절했다.
릐반이슬람 정서 고조, 프랑스에선 모방범죄?=잔인한 범죄수법으로 분노가 확산되면서 영국에서는 반이슬람 정서도 고조되고 있다. 북부도시 뉴캐슬에서는 극우파 단체인 영국방어연맹 회원 1500여명이 피해자 릭비의 이름을 외치며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3명을 체포했다. 또 남부 포츠머스에서도 이슬람 사원 근처에서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남성 2명을 체포했다.
이와는 별도로 프랑스 파리 번화가인 라데팡스에서는 25일 오후 6시쯤(현지시간) 기차역에서 테러감시 활동을 하던 프랑스군 세드릭 코르디에(23)가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부상당했다. 피해자는 제4기병대 소속으로 다른 군인 2명과 함께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북아프리카계 출신 30대로 키가 190㎝가량의 건장한 체격인 용의자는 흉기를 휘두른 뒤 쇼핑객으로 붐비는 상점가로 도주했다. 프랑스 대테러 수사팀은 런던 테러와의 관련성과 함께 말리에 대한 군사개입 이후 보복을 다짐해온 북아프리카지부(AQIM)가 연루됐는지 여부도 확인 중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