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름 시작’ 보름이나 빨라졌다
입력 2013-05-26 18:41 수정 2013-05-26 22:23
반세기 사이 서울의 여름이 보름이나 일찍 찾아왔고 여름 기간도 20일 길어졌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서울에선 여름이 4개월가량 이어졌다. 이 추세라면 21세기 말 부산·제주도 등 남부지방에는 사실상 겨울이 사라지게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기상청이 1951∼2010년 서울의 계절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서울의 여름 시작일은 1950년대에 비해 15일 빨라진 5월 27일로 나타났다. 1950년대 서울의 여름은 6월 11일 시작된 반면 1960년대에는 6월 9일, 1970년대엔 6월 5일, 1980~1990년대에는 6월 1일로 점점 당겨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5월 27일에 여름이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5월도 여름 계절권으로 들어왔다.
이에 따라 여름 지속기간도 늘어나 1950년대 101일 수준이던 여름은 2000년대 121일로 집계됐다. 여름 지속기간은 일 평균기온이 처음으로 20도 이상이 된 날부터 20도 이하로 떨어진 첫 날까지를 센 것이다. 50년 새 여름이 20일이 늘어나 1년 중 4개월을 차지한 셈이다. 반대로 겨울은 114일에서 102일로 12일 짧아졌다.
기상청은 여름이 길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온 상승을 꼽았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모든 계절의 평균 온도가 높아졌고, 이 때문에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진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2003년 이전에는 10년마다 여름철 한반도 기온이 0.14도가량 상승했지만 최근 10년(2003~2012년) 사이에는 1.5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아울러 온난화는 최저기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겨울철과 가을철 기온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50년 이후 감소한다는 가정 하에 예측할 때 21세기 말(2071~2100년) 서울은 1년의 절반에 가까운 5개월 이상이 여름일 전망이다. 또 부산·강릉·목포의 일 평균기온은 1년 내내 5도를 웃돌아 사실상 겨울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와 울릉도도 4계절 내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어 이 지역 역시 겨울을 뺀 ‘3계절’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한여름 더위에 대해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곳에 맑은 날이 계속돼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7일부터 서해상에 위치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올 전망”이라며 “수요일인 29일 오후부터 비가 갠 뒤 다시 더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