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談] 玄부총리 ‘스포츠 스킨십’도 좋지만…
입력 2013-05-26 18:41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테니스는 수준급이고 농구도 기재부 농구모임 ‘재농회’ 원년 멤버답게 올코트 게임을 즐길 정도다. 배드민턴과 등산에도 일가견이 있다. 여러 스포츠를 즐기다 보니 비교적 작은 체격이지만 따로 건강관리를 하지 않아도 체력엔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현 부총리는 이런 자신의 장점을 살려 최근 스포츠를 매개로 기재부 직원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지난 23일 기재부 배드민턴 동호회 창립식에 참석했다. 직원 몇몇이 외부 코치를 섭외해 배우고 있었는데, 이 사실을 들은 현 부총리가 인원을 늘려 동호회를 만들자며 ‘판’을 키웠다는 후문이다.
그는 지난 9일에는 기재부 농구 동호회인 ‘재농회’와 출입기자단 간 농구 친선경기에도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같은 등번호 99번을 달고 코트를 누볐다. 5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친 이후에는 KTX 기차 시간까지 미루면서 뒤풀이 자리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한꺼번에 많은 직원이 참여하는 체육 동호회 모임을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현 부총리는 짬이 나는 주말에는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테니스 코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부총리가 건강 유지와 후배들과의 스킨십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6일 “현 부총리가 세종시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자주 보지 못하는 미안함을 직원들과의 스포츠 행사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기재부 장관으로 직원을 아끼는 마음은 100점이지만 모든 경제 현안을 총괄·조정하는 현 부총리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계와 재계가 대립하고 있는 통상임금 문제나 여야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 등에서 현 부총리가 갈등을 종식시키려는 ‘조정자’ 역할에 좀 더 충실할 때라는 것이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