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여파… 수출기업 매출증가율 3분기째 ‘뚝’
입력 2013-05-26 18:36
엔저 현상으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실적악화가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6일 ‘환율 변화 영향, 기업실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이후의 엔화 약세가 올해 들어 일본기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한국기업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이 올 1분기 실적이 집계된 한국 수출기업 60곳과 일본 수출기업 144곳을 분석한 결과 한국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5%에서 4분기 -1.6%, 2013년 1분기 -1.1%로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기업은 지난해 3분기 -1.0%에서 4분기 1.2%로 한국을 추월한 후 올 1분기 5.1%까지 치솟는 등 큰 개선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실적전망 역시 한국과 일본기업의 희비가 엇갈린다. 현재 2개 이상의 시장 전망치가 존재하는 한국 상장기업 122개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보다 각각 0.5%, 4.0%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같은 조건의 일본기업 702개의 예상치는 1.0%, 0.8%씩 상향 조정됐다.
한국기업 중 매출전망이 낮아진 기업의 비중은 58.2%로, 높아진 기업(37.7%)보다 많았다. 일본은 매출전망이 높아진 기업이 68.2%, 낮아진 기업은 25.6%로 큰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올 연말 엔·달러당 환율이 120엔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엔화가치 급락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주요 투자은행들은 엔저 현상이 앞으로 1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말에 달러당 110엔, 연말에 120엔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엔저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올해 연평균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기록할 경우 국내 총수출은 지난해보다 2.6% 감소하고, 110엔일 경우 5.2%, 120엔일 때 7.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