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도 CJ 내사 착수… ‘검은머리 외국인’ 행세 부당이득 챙겼는지 ‘초점’

입력 2013-05-26 18:01

금융감독원이 탈세와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CJ그룹 내사에 착수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가족이 ‘검은머리 외국인’ 행세를 하며 자사주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겼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과 국세청에 이어 금융 당국까지 별도 조사에 나서면서 CJ그룹에 대한 사정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26일 “CJ그룹 계열사들의 공시 정보와 외국인 투자 내역 등 자료를 수집해 불공정 거래 혐의가 있는지 정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혐의가 나오면 즉시 정식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검찰과 별개로 조사를 진행하다 새로운 수사 단서가 포착되면 검찰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 회장 일가가 기업 지배구조 변동 과정에서 CJ차이나 등 해외 법인이 관리하던 외국인 명의 계좌를 활용한 자사주 매매 등으로 그룹 지배력을 다지고, 막대한 시세차익까지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사주 일가가 해외 비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이득을 봤다면 기업의 기술개발이나 신계약 등 호재성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이용했을 수 있다고 본다. 이 회장 등이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로 위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 회장의 옛 자금 관리인 조사에서 차명 재산 관리·운용에 동원된 해외 금융계좌 리스트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CJ 측 주식 거래 자금 출처는 어딘지, 누가 사고팔았으며 그 돈은 어디로 흘러갔는지 등을 좁혀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이경원지호일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