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없어 값싼 마감재… 민간지구 지지부진
입력 2013-05-26 17:57
태권도원의 성공 여부는 건축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진환 재단 사무총장은 “전 세계에서 찾아올 수련생은 물론 일반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라면서 “태권도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류 확산의 전초기지로 태권도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한 마케팅 전문가는 태권도원이 용인의 에버랜드를 능가하는 테마파크가 될 수 있다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태권도원은 완공 후에도 보완해야 할 시설물이 많다. 당초 연수원 앞마당에 한옥 형태의 회랑을 세워 서양식 건물인 연수원과의 조화를 꾀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짓지 못했다. 또 백운산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야외 시설물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부지만 닦는 데 그쳤다. 1400명 수용규모의 숙소동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값싼 페인트로 외장을 마감했고, 내부 설비도 일반 기업체 연수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 세계 수련생이 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마감재에 좀 더 예산을 배정했어야 했다. 재단 측은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써 고급마감재가 필요한 곳에는 과감히 이를 도입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또 억대를 호가하는 노거수 등 일부 고급 나무는 부지 내 산자락에서 옮겨 심으며 예산을 절감하기도 했다고 한다.
태권도원 옆 부지에 함께 진행될 예정이던 민자유치에 의한 개발사업이 전혀 진척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 태권도원을 찾는 외래 관광객을 위한 호텔, 전통숙박마을, 콘도, 한방치료센터, 레저시설들이 들어설 민자지구는 전북도가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유치가 지지부진하다.
또 장차 진흥재단 직원을 비롯한 입주 기관 직원들의 숙소문제도 여전히 잠복하고 있다. 현재 36명의 재단 직원들이 현지에 내려가 있지만 숙소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에서 현지로 사무실이 이전할 때 11명이 퇴사했고, 신입사원 7명중 2명이 그만뒀다. 문화생활을 전혀 할 수 없는 현지 환경을 감안해 1시간30분 걸리는 대전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도 있다. 내년 정식 개관이 되면 적어도 300여명이 상주해야 하나 숙소동 건립 등 특단의 조치 없이 태권도원 운용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무주=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