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 이상 열중… 그림과 본격 열애”
입력 2013-05-26 17:50
‘그림 그리는 구청장’으로 잘 알려진 이원달(77) 화백이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63년 경북 경주시에서 공직을 시작해 서울시 과장, 용산·중랑·강동구 부구청장에 이어 광진구청장을 지낸 그는 2007년부터 맡아온 강동문화원장을 얼마 전 내려놓고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내 화단에서 77세의 나이에 전업 작가로 나서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주말 서울 고덕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붓질에 여념이 없었다. “이전 작품들을 꺼내 다시 손질하고 있어요. 빛이 바랜 것도 있고 시대에 맞지 않는 것도 있어 화사하게 바꾸려고요.” ‘북한산의 만추’ ‘남한산성 계류’ 등 자연 풍경을 따뜻하면서도 역동적인 채색으로 화폭에 옮기는 작가는 서울시에서 근무하던 1968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경주중 재학 시절 미술교사였던 서양화가 손일봉(1985년 작고) 선생의 영향으로 그림에 관심을 가진 그는 “딱딱한 공직생활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을 순화시켰다”고 회상했다.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미술협회에 등록한 그는 1996년 공무원들로 구성된 미술단체 ‘청색회’를 창립해 10년간 회장을 지내면서 100회 이상 초대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강동문화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종합 문화계간지 ‘좋은 동네’를 창간하고 ‘문화대학’을 개설하는 등 문화사업을 활발하게 벌였다. 문화원의 재정 확보를 위해 2008년 본인의 작품전을 열어 판매 수익금 6000여만원을 문화원에 출연하기도 했다. 해마다 식목일에는 강동구 일자산에 모란을 심어 꽃이 피는 5월에 사생대회를 여는 행사도 주관하고 있다.
하루에 8시간 이상씩 작업하는 등 열정을 과시하는 그에게 예술이란 무엇일까. “예술은 사랑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감상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지요.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도 하고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홀에서 10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전업 작가로는 첫 전시회인데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야 한다”며 힘차게 붓을 잡았다.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