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사회적기업 돕는 대기업들

입력 2013-05-26 18:03


2007년 1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 제도가 시작됐다. 이 법에 따라 처음 인증을 받은 1호 사회적기업은 교보생명보험과 함께일하는재단이 공동 설립한 다솜이재단이었다. 2호는 중고품 판매로 유명한 아름다운가게다. 6년여가 흐르면서 정부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820여개로 늘어났다. 올해 사회적기업 관련 정부 예산은 1600억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대기업들의 사회적기업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SK, ‘행복’한 사회적기업 육성=SK그룹은 사회적기업 육성·지원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대기업으로 꼽힌다. SK는 2010년 1월 대기업 최초로 사회적기업단을 출범시켰다. SK는 자본금 185억원을 출연해 14개의 사회적기업을 직접 설립해 9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 8개 분야에서 사회적기업 62곳 설립에 384억여원을 지원, 782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줬다.

특히 2012년 3월 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기업인 MRO코리아를 사회적기업인 ‘행복나래’로 전환하며 화제를 모았다. 행복나래는 연 매출 12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사회적기업으로 출범했다.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을 표방하는 행복나래는 새로운 사회적기업을 지원·육성하고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등 사회적 가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SK가 직접 설립한 사회적기업으로는 방과후 학교를 위탁 운영하는 ‘행복한 학교’, 소외지역 도서관 활성화와 도서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행복한 도서관’, 출소자의 자활을 돕는 ‘행복한 뉴라이프’ 등이 있다. 회사 이름에 모두 ‘행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점이 이채롭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SK의 경영 이념을 담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SK그룹 임수길 상무는 “SK는 일회성의 금전적 지원보다는 삶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사회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사회공헌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겠다”고 밝혔다.

SK는 사회적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했다. 현장 체험 위주로 과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졸업 직후 곧바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회적기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사회적기업 콘테스트는 2010년 시작돼 지난해 12월 7회를 맞았다. 지금까지 514건의 제안 중 32개의 챔피언 팀을 발굴해 창업을 지원했다.

◇현대차, 사회적기업 창업지원에 중점=현대자동차그룹도 사회적기업 지원·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까지 5년 동안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 소상공인 창업, 사회적기업 소셜 프랜차이즈 확대 등을 통해 500개의 창업을 지원하고 2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모두 32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맞춤형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H-온드림 오디션’과 ‘서초창의허브’를 통해 2017년까지 75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정몽구재단은 이를 위해 ‘H-온드림 오디션’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정몽구재단,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H-온드림 오디션’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창업자금 및 경영 멘토링을 제공하는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최종 선정된 인큐베이팅팀은 각 50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의 사업지원금과 1년간 심화 멘토링을 통한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창업지원팀은 각각 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서초창의허브를 통해서도 청년창업을 후원한다. 서초창의허브는 서울 서초구청, 사단법인 씨즈와 함께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사회적기업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발족한 사회적기업가 양성센터다. 매년 양성과정을 수료한 30개 사회적기업 창업팀의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선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