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訪中, 별 소득 없을 듯” 美, 한반도 전문가 전망
입력 2013-05-24 18:56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최룡해 북한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이 별 소득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이사장은 23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최우선 관심이 있는 반면 북한은 중국의 경제지원 확대를 바라고 있다며 양국이 양보할 여유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특사로 온 최 총정치국장을 영접하는 중국 인사들의 격이 과거와 비교하면 낮은 것 같다며 이 또한 과거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 시 전폭적이고 대규모 선물로 체면을 세워준 것과 다른 결과를 암시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이 지난 3월 이후 지속된 북한의 도발 위협이 끝나는 신호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마도 긴장이 약간 누그러질 것이라면서도 북 도발 위협의 휴지기(pause)가 올지는 몰라도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최 특사의 중국 방문 관련 성명을 발표하면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은 비핵화, 한반도 안정, 평화를 바란다”며 종래와 달리 ‘비핵화’를 제일 먼저 나열한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정은 핵심 측근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핵무기 개발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북한의 최우선 국가 목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핵화는 북한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중이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은 “다음달 7∼8일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북의 특사 파견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며 “회담에서 당연히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텐데 사전에 중국에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최 특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의 메시지를 갖고 왔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방중 성과에 대한 평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