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9세 소녀 설전… 맥도날드 주총 진풍경
입력 2013-05-24 18:57
정크푸드 판매로 비난을 받고 있는 세계 최대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 주주총회에 어린이들이 나와 설전을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2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맥도날드의 돈 톰프슨 최고경영자(CEO)가 이례적으로 패스트푸드 비판 진영의 질문을 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사는 한나 로버트슨(9)이라는 소녀로 톰프슨 CEO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아이들이 항상 맥도날드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들려고 속임수 쓰는 거 그만하면 좋겠어요.”
이에 톰프슨은 용감한 아이라고 치켜세우고는 “우리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팔고 있고 앞으로 판매량을 더 늘리려고 한단다”고 설득했다.
이 소녀는 시민단체 ‘국제기업책임’을 위해 블로그 운동을 하는 어머니와 함께 주총장에 왔다.
이 단체의 스리람 마드후수다난 활동가는 “맥도날드가 아이들에게 약탈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 체조요정 개브리엘 더글러스와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등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스타들을 기용해 광고를 만들고, 애들이 부모 눈을 피해 쉽게 몰입하는 온라인 홍보 캠페인을 남발한다는 것이다.
이에 톰프슨 CEO는 “맥도날드는 비만의 원인이 아니고 아이들에게 부당하게 마케팅을 벌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소녀 한나의 공격과는 달리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은 한 소년은 맥도날드를 두둔하고 나서 눈길을 모았다. 그는 “맥도날드가 어린이들을 돕는 경우도 많다”면서 로널드 자선단체나 햄버거 판매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행사 등의 리스트를 조목조목 나열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