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어떤 상황이건 비핵화 우선", 北 최룡해 "6자회담 등 대화 통해 해결"
입력 2013-05-24 18:10 수정 2013-05-24 00:10
중국이 ‘한반도 정책 3원칙’ 중 ‘한반도 비핵화’를 최우선 순위로 끌어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오후 최룡해 북한 특사 일행을 만나 중국의 한반도 정책 3원칙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를 가장 먼저 강조했다.
한반도 정책 3원칙은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3가지를 말한다. 지금까지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다음 순서로 열거돼 왔다.
시 주석은 이날 3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중국의 입장은 아주 명확하다”며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관련 각국이 한반도 비핵화 등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도 23일 최 특사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종전과 달리 한반도 비핵화를 가장 먼저 밝혔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중국 측 입장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음을 뜻하는 것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특사는 “조선(북한)은 유관 각국과 공동 노력해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은 적극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류 상무위원과 만나 “관련국들과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모호하게 밝힌 데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북한 핵실험 등으로 경색된 한반도 정세가 호전돼 6자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특사는 그러면서도 “북한은 경제 발전, 민생 개선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외부 환경 조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는 핵과 경제 건설을 병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특사는 특히 방중 첫날인 22일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날 때나 둘째 날 류 상무위원을 만날 때가지 고수했던 군복 차림을 시 주석 면담 시에는 포기했다. 대신 검정 인민복을 입고 나타났다.
중국 측이 군복이 ‘핵·경제건설 병진’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옷차림을 바꾸도록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됐다. 최 특사는 시 주석에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으나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최 특사 일행은 이날 늦은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귀국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