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우상인 연예인이… 손호영 극단적 선택 시도
입력 2013-05-24 18:01 수정 2013-05-24 22:47
가수 손호영(33)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친구를 따라 자살을 기도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자 주변에 부모 형제 친구 배우자 등 통상 6명 정도 ‘자살 고위험군’이 생기며 이들의 자살 충동이 약 6주 정도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손씨도 이런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이다. 더욱이 인기 연예인이어서 청소년들에게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손씨는 24일 오전 4시35분쯤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인근 공용주차장에 세워둔 카니발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을 시도했다. 여자친구가 숨진 채 발견됐던 그 차였고 자살을 기도한 방법도 같다. 그러나 번개탄 불꽃이 차량 내부에 옮겨 붙어 불길이 치솟자 손씨는 황급히 차량 밖으로 피했다. 불은 지나가던 시민 신고로 소방관이 출동해 5분 만에 진화됐지만 차량 내부는 전소했다.
유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현장에서 그가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 한 통이 일부 불에 탄 채 발견됐다. 편지에는 ‘어제 일로 생각을 참…’ ‘…가 변해간다는 건’ ‘…랬다고 해도 나라면’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손씨는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중환자실로 옮겼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주변의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손씨 같은 유명인의 경우 청소년들이 모방 심리에 빠지지 않도록 경찰 조사 단계부터 세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광자 한국생명의전화 자살예방센터장은 “자살 유족들은 심리적 충격에 자살 충동을 6주 정도 느낀다. 사건을 다루는 경찰을 대상으로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사건 발생 시 이들을 심리적으로 지원해줘야 비극적인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규섭 국립서울병원장도 “배우자나 연인이 자살하는 사건은 당사자에게 대단한 심리적 충격”이라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면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