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5월의 슬픈 아이들] 반군 저항에 무자비한 진압 ‘피눈물의 땅’
입력 2013-05-24 17:30 수정 2013-05-24 13:16
월드비전이 스리랑카에서 귀환민(Reternee) 재건사업을 벌이고 있는 북부 킬리노치와 물라티브에는 스리랑카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싱할라족이 아닌 타밀족이 많이 산다. 북부 최대 도시인 자프나 남동쪽 100㎞지점에 위치한 킬리노치는 내전 당시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타밀반군)의 수도역할을 했다. 1936년 영국의 식민지배 계획에 따라 자프나의 과밀인구 해소를 목적으로 건설됐다. 이곳 주민 대부분은 벼농사에 종사한다. 폐허 속에서 지난해 2월 은행이 개설되는 등 경제활동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킬리노치에서 동남쪽으로 약 60㎞떨어진 물라티브는 2009년 기준 인구 3만9000명의 작은 어촌마을이다. 하지만 내전 당시 LTTE가 끝까지 저항하던 ‘저항의 땅’이다. 스리랑카가 ‘인도양의 눈물’로 불린다면 물라티브는 결사항전으로 무자비하게 진압된 피눈물의 땅인 셈이다.
월드비전은 주로 킬리노치와 물라티브에서 귀환민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3년 동안 해마다 20만 달러를 투입해 교육 및 보건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자료 및 기자재 제공, 교사를 위한 훈련, 아동권리 인식제고, 교육센터 주변 식수제공 및 화장실 구축 등이 주요 사업 내용이다.
칼라이바니 유치원과 같은 교육센터 4개동을 건설해 1400여명에 달하는 아이들을 수용하고 관련 교사 260여명을 훈련한다. 이들 지역 아이는 대부분 2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불안정과 공포감, 무기력한 환경에서 자랐다. 안정된 거주지가 아닌 이동생활에 익숙하고 심지어 총탄이 날아다니는 환경에도 놀라지 않는다. 또 가족 구성원을 잃거나 납치, 구금 등을 경험해 정서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월드비전 스리랑카가 올 2월 자체 평가한 위험지수(1∼5까지)에서도 킬리노치와 물라티브는 가장 열악한 환경인 것으로 조사됐다. 월드비전 스리랑카 킬리노치 구호책임자인 아마라타산 니샨탄은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킬리노치·물라티브(스리랑카)=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