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불길’ 되살리자] 단기선교, 성공하려면

입력 2013-05-24 17:18


의료봉사가 과연 의료선교일까요?

휴가철이면 열병처럼 단기선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공항이 북적댄다. 그런데 여러 차례 단기선교를 다녀온 많은 사람 중에 장기선교 헌신자는 거의 없다. 그 이유가 뭘까. 단기선교의 열정을 어떻게 장기선교 헌신자로 열매맺게 할지 등에 대해 지난 22일 한국OMF 사무실에서 손창남(54) 선교사를 만나 들어봤다.

손 선교사는 현재의 많은 단기선교는 개념부터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교를 목적으로 하긴 하는데 마치 단기선교가 선교 그 자체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단기선교라는 용어 자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들어와서도 의료선교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선교라고 말할 때는 우선 그 사회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짧더라도 선교라고 얘기하려면 적어도 몇 개월 동안 현지에서 언어·문화를 익힌 다음 뭔가를 해야 합니다. 장기도 아니고 여행도 아닌 그런 상황을 흔히 단기선교라고 하기 쉽지요.”

그러나 선교를 이해하기 위한 단기여행은 권장했다. 여행을 하고 온 사람들이 거기에 도전받고 선교를 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 선교사는 단기선교가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오히려 너무 자주 단기선교를 가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선교지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한두번 다녀오는 걸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장기선교로 헌신해야겠다면 선교사가 아니어도 직장을 가지고 현지에서 선교를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 있는 직업인, 전문인 선교를 말합니다.”

그는 선교사 비전을 가진 사람은 자신에게 선교지에 대한 부르심이 있는지 확인하고 선교지에 가기 위해 준비해야 될 게 무엇인지를 잘 확인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또 선교단체에서는 단기선교를 갔다 온 사람이 장기선교사로 헌신하고자 할 때 헌신한 내용에 따라 다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훈련이란 더 심도 있는 훈련, 장기선교사로 가기 위한 훈련을 말한다.

“이들을 위한 게 선교한국 같은 운동입니다. 개별 교회가 해도 좋지만 조금 더 큰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에게 더 비전을 주고 훈련을 계속 심화해 나가는 데 목표를 두고 시작한 게 선교한국입니다.”

그래서 선교한국에는 대회와 파트너스가 있다. 훈련을 도와주는 것은 파트너스다. 또 장기선교사 훈련 단체로 해외선교훈련원(GMTC)이 있다. 손 선교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을 들고 해외로 나가는 것은 믿는 자들의 당위”라며 “선교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