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성경 속 비타민C 이야기

입력 2013-05-24 18:16 수정 2013-05-24 22:21


비타민C 연구로 거의 평생을 보내고 있는 필자에게 창세기 노아의 홍수 사건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조금 되짚어 보면 노아의 8식구가 무려 1년 17일을 방주라는 배 위에서 삶을 유지했지만 한 명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비타민C 발견의 역사로 볼 때 분명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쟁점이 있다.

즉 18세기 바다를 통해서 전 세계를 제패한 영국해군의 역사 기록에 의하면 수 개월의 항해만으로도 젊은 병사들이 괴혈병으로 많이 희생되었음을 볼 때 1년 이상의 선상 생활에도 불구하고 생존한 노아의 8식구에게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그들은 최소한도 비타민C 부족증인 괴혈병을 극복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비타민C는 다른 비타민과는 달리 원래 하나님께서 창조의 여섯 째 날에 지으신 모든 동물들은 스스로 몸에서 생성할 수 있게 지으셨다. 달리 이야기하면 원론적으로 비타민C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타민C의 원료는 바로 우리가 늘 에너지원으로 섭취하는 당원질이다. 간에 저장된 포도당을 원료로 하여 생화학적으로 약간 변형시킨 것이 비타민C이기 때문에 실제 비타민C의 구조가 포도당과 매우 유사하다. 인간을 포함하는 영장류에서는 이 생화학적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하나가 돌연변이에 의해 그 기능을 잃게 되어 비타민C 합성 능력을 잃게 된 것이다. 이런 사실을 통해서 노아의 8식구가 1년 이상 되는 선상생활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에게는 아직 비타민C를 만드는 유전자가 살아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왜 인간을 포함하는 영장류에게서만 이 유전자가 변형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유는 알려져 있지 못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통해서 비타민C 복용의 적정량을 결정하는데 참고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적정량은 대략 하루에 60∼100㎎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기준은 오래 전에 결정된 것인데 다른 비타민과는 달리 비타민C는 동물들이 몸에서 합성하는 물질이라는 지식이 없이 결정된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적정량 결정의 기준을 살펴보면 60∼100㎎의 비타민C 복용 시 소변으로 비타민C가 배출된다는 사실과 그 적은 양으로 괴혈병에 의한 사망을 막을 수 있다는 단순히 두 가지 사실에 의해서 오랜 기간 적정량으로 정해져 내려온 것이다.

과연 60∼100㎎ 복용 시 소변에 비타민C가 나오는 것이 배설일까? 이에 대해서는 후에 좀 더 깊이 있는 설명을 하고자 한다. 배설이 아닌 다른 중요한 기능이 있음을 살아 있는 동물들이 증언하고 있다. 즉 지금도 살아서 비타민C를 몸에서 생합성하고 있는 동물들의 소변 속에 상당한 양(대략 혈중 농도의 3∼5배)의 비타민C가 정상적으로 배출되고 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게다가 그 동물들이 하루에 스스로를 위해 생합성하는 양이 체중 1㎏당 70∼250㎎이라 하니 체중이 70㎏인 사람의 경우 약 5000∼18000㎎의 비타민C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지적하자면 결국 인간은 동물들이 합성하고 있는 양의 수백 분의 일이라는 아주 적은 양을 적정량으로 정하고 있다는 말이다. 혹자는 어찌 사람과 동물이 같을 수 있느냐 하지만 과연 그 정도까지 적은 양을 적정량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많은 양을 만드는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가하거나 심한 운동을 시키면 하루 그 합성량이 2∼3배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비타민C가 얼마나 안전한 물질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계속>.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