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황우석 사건 되나… 美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논문 조작 의혹

입력 2013-05-24 01:08

최근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고 알려진 미국 연구팀에 논문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논문 주제와 조작 방식, 의혹 제기까지 2005년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과 판박이어서 경우에 따라 ‘제2의 황우석 사태’가 빚어질 수 있어 세계 과학계에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 게시판에는 ‘논문 조작 의심 사례가 또 나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15일자 셀(Cell) 인터넷판에 실린 미국 오리건건강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팀의 발표 논문과 논문 조작 의혹을 제기한 미국의 논문 진실성 분석사이트 ‘펍피어(pubpeer.com)’의 링크도 포함됐다. 미탈리포프 교수팀은 태아의 피부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융합시켜 복제배아를 만들었고, 여기서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에는 한국인 과학자 2명도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브릭이 인용한 펍피어 사이트에 따르면 3명의 검토자들이 이들 연구진의 논문을 검토한 결과 3∼4군데에서 같은 사진이 중복돼 쓰이거나 데이터가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기된 의혹을 검토한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소 3군데에서 사진 조작 의혹이 보인다”면서 “예를 들면 세 번째 쪽에 나오는 그림 2F 사진이 뒤에 나오는 그림 6D 사진과 반복되고 서로 다른 사진처럼 설명을 넣은 흔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보충 설명에 들어간 사진이 메인 논문에 쓰인 사진과 비슷해 보이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 연구팀의 한 박사는 논문에 쓰인 일부 데이터가 전혀 다른 논문의 데이터와 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편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다른 유명 학술지 사이언스는 셀측에서 이런 의혹이 제기됐음을 인지했으며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