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프트뱅크 국가안보 위협” 스프린트 인수설 우려
입력 2013-05-23 22:50
재일동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미국 통신업체 2위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에 중국의 해킹 공포 우려가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가 인수조건으로 중국업체 장비 사용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자 소프트뱅크가 이사회 멤버 한 명에 대한 승인권을 미 정부에 부여하겠다고 읍소하고 나서는 등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소프트뱅크의 결정이 “이례적(unusual)”이라고 평했다.
미 정부가 승인권을 행사하는 이사회 이사는 보안담당 이사로, 통신의 보안 관련 업무를 책임지는 직책이다. 이는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와 관련해 미국에서 보안 우려가 이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인들은 외국 업체의 자국 통신업 진출에 대한 거부감이 특히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프린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기업 디시네트워크는 “소프트뱅크가 인수하면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언론전을 펼치며 인수를 허가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디시네트워크는 22일부터 온라인매체인 로이터닷컵과 워싱턴포스트 폴리티코 더힐 등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신문에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되자 미 정부는 향후 소프트뱅크가 사용할 통신장비 결정에까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 손 회장이 스프린트 넥스텔의 네트워크에 중국 제품인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WSJ는 이 같은 설비를 갖추기 위해 소프트뱅크가 1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 합의를 끝냈지만 이달 미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인수가 종료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